본문 바로가기

건강/건강-간

B형 간염 -1 (2009/6/29)

B형 간염 -1
 
 
 
 
 
 
 
    1. B형 간염의 자연 경과                      최종영 교수(가톨릭의대)
    2. B형 간염 치료 가이드라인               이관식 교수(연세의대)
    3. B형 간염의 최신 치료법                   김강모 교수(울산의대)
    4. B형 간염 치료제 보험문제               이명석 교수(한림의대)


B형 간염의 자연 경과

▶ 최종영 교수<가톨릭의대>
만성 B형 간염이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의 염증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질환입니다. 간에서 발생한 염증은 조직 검사에서 확실하게 알 수 있지만 항상 조직검사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혈액 검사를 통해 간에 염증이 있을 때 부수적으로 수반되는 간효소(ALT) 수치의 상승을 통해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혼용하여 회자되는 ‘B형 간염’과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보균자)’는 의미가 다른데, B형 간염 바이러스(이하 HBV)의 증식 상태 및 이에 따른 간효소 수치에 따라 구분할 수 있습니다. B형간염은  e항원 양성여부에 따라 e항원 양성 만성 간염,  e항원 음성 만성 간염 간염으로 구분됩니다. 바이러스 보유자는 표면 항원이 6개월 이상 양성이며, 간에 염증괴사가 없어 정상 ALT를 보이면서 지속되는 감염으로  증식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 비증식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로 구분됩니다.

HBV 감염은 감염되는 시기에 따라 만성화되는 비율에 큰 차이가 있고, 어려서 걸릴수록 만성화율이 높습니다. 주산기 감염(수직 감염: HBV 보유자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신생아에게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경우)은 90%, 유년기 감염은 20%, 성인기 감염은 1% 미만입니다. 급성 B형 간염에서 회복된 환자도 10년이 지난 후 HBV가 간조직 혹은 혈청에서 극미량이지만 검출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HBV 잠재감염은 과거 HBV 노출을 시사하는 혈청 소견이 있는 환자에서 면역억제치료 혹은 항암치료 후 HBV 증식 재활성화의 원인이 됩니다. 감염 시기뿐만 아니라 신체의 면역체계와 HBV 증식 간의 균형은 끊임없이 변하면서 환자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임상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수직감염에 의한 경우 초기 단계는 면역관용기(증식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 시기)로, 바이러스 증식이 활발하여 e항원이 양성이고 혈청 HBV DNA가 높지만 활동 간염의 증거는 없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는 환자의 증상이 없고 ALT가 정상이며 간조직의 염증은 없거나 경미합니다. 대개 10-30년간 면역관용기가 지속되며 e항원이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는 매우 드묾니다. HBV 증식 수준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간손상이 별로 없는 이유는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관용 때문으로 해석되는데, 유년기 혹은 성인기에 감염되면 면역관용기가 매우 짧거나 없습니다.

다음 단계는 면역제거기 혹은 e항원 양성 만성 간염으로, e항원이 양성이며 혈청 HBV DNA가 높거나 수시로 변하고 ALT는 지속적 혹은 간헐적으로 상승하며 조직 소견은 활동 간염을 보이는 시기입니다. 수직감염자의 경우 대부분 15-35세 사이에 이 시기로 이행합니다. 이 시기의 가장 큰 특징은 ALT 상승으로 대변되는 생화학검사 소견의 악화인데, HBV에 대한 인체의 T 림프구의 활성이 증가하여 감염된 간세포가 파괴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생화학 검사 소견의 악화 후 e항원 혈청전환(e항원이 없어지고, e항원에 대한 항체가 나타남)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e항원의 혈청소실 없이 혈청 HBV DNA만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경우가 많고, 때로는 간기능상실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면역제거기의 가장 중요한 전환점인 e항원 혈청전환으로 일반적으로 혈청 HBV DNA가 현저히 감소하고 ALT가 정상입니다. 이러한 e항원 혈청전환은 나이가 많을수록, ALT가 높을수록, HBV 유전자형 B형이 C형보다, 비아시아인에서 아시아인보다 잘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항원 혈청전환이 이루어지면 비증식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시기로 이행하게 됩니다. 이 시기에는 e항원이 음성, e항체가 양성이며, ALT가 지속적으로 정상이고 혈청 HBV DNA는 104 copies/ mL 미만입니다. 조직 검사 소견은 염증과 섬유화가 경미한 것이 보통이지만 면역제거기에 간손상이 심했던 경우에는 비활동 간경변증을 보이기도 합니다. 비증식 보유시기는 장기간 지속되는 것이 보통이며 대부분 예후가 양호하지만, 일부에서는 HBV 증식이 자연적으로 재활성화되기도 합니다 (평균 8.5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에 따르면, e항원 혈청전환을 보인 환자에서 비증식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로 남는 경우가 67%, e항원 양성 만성 간염으로 회귀하는 경우가 4%, e항원에 대한 항체는 유지하면서 HBV 증식이 재활성화된 경우가 24%였음).

상기의 자연 경과 이외에 면역억제제 투여나 항암치료로 유발되기도 하는 HBV 증식 재활성화기(e항원 음성 만성 간염)는 e항원 음성, e항체 양성, 혈청 HBV DNA가 104 copies/mL 이상, ALT 상승 및 조직 소견에서 활동성 염증괴사의 특징을 보입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다양한 기간의 비증식 보유기를 거친 뒤 재활성화기로 이행하지만, 일부 환자는 면역제거기(e항원 양성 만성 간염)에서 재활성화기 (e항원 음성 만성 간염)로 바로 이행하기도 합니다. 이 시기의 환자들은 면역제거기 환자에 비해 나이가 많고, 간질환이 보다 진행되어 있으며, 혈청 HBV DNA도 낮은 경향을 보입니다. e항원 음성 만성 간염은 간세포 염증과 괴사가 심하고 관해율이 낮은 편입니다.
 
만성 HBV 감염자에서 표면항원의 혈청소실은 연간 0.5-2%의 빈도로 나타납니다. 표면항원이 소실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예후가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경우에도 일부 환자에서는 여전히 간질환이 잔존할 수 있고 간암도 생길 수 있습니다.
 
만성 B형간염에서 간경변증으로 진행하는 비율은 e항원 양성 환자는 매년 2-6%, e항원 음성
환자는 매년 8-10%입니다. e항원 음성 환자가 진행률이 높은 이유는 초진 당시 이미 나이가 많고, 보다 진행된 간질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e항원 양성 환자는 e항원 양성 기간이 길수록 간경변증의 진행률이 높습니다. 간경변증의 진행에 기여하는 기타 인자로 음주습관, C형간염바이러스 (HCV)나 면역결핍바이러스(HIV)의 중복감염, 높은 혈청 HBV DNA 및 HBV 유전자형(C형>B형) 등이 있습니다. 간경변증으로 진행된 환자는 HBV 증식이 지속적으로 높으면 간기능상실 및 사망의 위험이 높습니다.

HBV는 잘 알려진 간암의 발암인자로서, 간암은 간경변증이 없는 HBV 보유자는 매년 1% 미만에서, 간경변증이 있는 보유자는 매년 2- 3%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간암 발생에 기여하는 기타 인자로는 HCV의 중복감염, 간암의 가족력, 음주습관, 높은 HBV 증식, HBV 유전자형(C형>B형), e항원 음성 변이종 등이 있습니다.
상기의 B형 간염을 포함한 HBV에 의한 감염의 경과는 모든 B형 간염 보유자에서 나타나는 경과는 아니고, 다양한 과정을 거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전문의의 진료를 통하여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