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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증시 현황

우크라 침공‧원화 값 하락에 ‘셀 코리아’나선 외국인…보유 시총 6년 만에 최저

 

 

11일 외인 시총 666조원, 31.86%
2016년 2월 이후 6년 1개월來 최저
우크라 사태, 환율 상승 영향

입력 2022.03.13 09:42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 비중이 6년여 만에 최저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강해졌고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상승으로 인해 환차손이 발생하면서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2091조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외국인 보유 주식 시총은 666조원으로 전체 시총 중 31.86%를 차지했다. 이는 2016년 2월 11일의 31.77% 이후 6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코스피 외국인 시총 비중은 2020년 초 40%에 가까웠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개인 주식 투자 열풍 등에 2020년 말 36.50%, 2021년 말 33.55%로 줄었다.

 

올해 들어서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둔 1월 25일에 34.20%까지 늘었다가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8일(31.95%)부터는 31%대를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 시총 비중 축소는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매도하고 있는 영향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된 지난달 중순부터 외국인 매도 규모가 커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월 18일부터 3월 11일까지 14거래일간 5조7532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이틀(2월 28일·3월 3일)을 제외한 12거래일이 매도 우위였다.

 

외국인이 지난 1월 순매도한 금액이 1조4617억원이고, 2월에는 17일까지 2조3130억원 매수 우위를 보인 점에 보면 최근 매도 규모가 눈에 띈다.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는 이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따른 서방 국가의 대(對)러시아 제재가 촉발한 위험자산 회피와 원화 약세가 꼽힌다.

 

안전자산 선호 심화로 달러 강세에 속도가 붙으면서 최근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2020년 5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1230원대를 돌파했다. 환율 급등은 외국인 수급에 악재로 작용해 주가를 끌어내리고, 다시 환율 급등을 부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안전통화에 대한 선호가 커지면서 신흥국 통화지수가 크게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전 연구원은 “2월 무역수지가 흑자 전환했지만 8억4000만 달러에 불과해 직전 2개월 적자 규모(52억6000만 달러)를 감안하면 달러 유동성이 줄어들고 있다”며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 그리고 국내 확진자 수가 연일 늘어나며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점도 원화의 약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예고도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선진국 금리 인상은 글로벌 자금의 신흥국 이탈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일 미 하원에 출석해 3월 15~16일(현지 시각)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0.25%)의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말하며 금리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