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79% 상승한 3만3891.35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1.86% 오른 4386.54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1.62% 상승한 1만3752.02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7% 급등한 110.60달러에 마감했습니다. 2011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파월 ‘3월 0.25%p 인상’’, ‘유가 110달러 터치’, ‘비중 확대 vs 아직 때 아니다’를 꼽았습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3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서 올해 통화정책 방향을 설명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불확실성이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하는 인상폭도 밝혔습니다. 방송에서 그 내용과 자세한 분석을 소개합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파월 “3월 0.25%p 인상”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서 올해 통화정책 방향을 설명했습니다. 다음날은 상원에 출석해서 올해 통화정책 방향을 설명합니다.
파월 의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불확실성이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나는 25bp(bp는 0.01%포인트) 인상을 제안하고 지지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3월에 ‘빅스텝’ 인상은 가능성은 낮다는 것입니다.
연준 내에서는 인플레 대응에 대한 강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며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으로 금리 인상을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과 0.25% 포인트씩 올리는 ‘베이비 스텝’으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베이비 스텝’ 인상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걸 밝힌 것입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지거나 지속적으로 높아진다면, 어느 한 회의나 여러 번의 회의에서 금리를 25bp보다 공격적으로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공격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 놓은 것입니다. 연준 내 매파의 목소리도 듣겠다는 것입니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 따라 시장 금리는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연 1.86%로, 전날보다 0.14%포인트 급등했습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따라 금리가 떨어졌었는데, 파월의 금리 인상 발언으로 다시 오르는 모습을 보인 것입니다.
또 올해 금리 인상 확률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시카고 상품 거래소의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12월까지 미 연준이 6차례 이상 금리를 올릴 확률은 전날에 23.6%까지 떨어졌었는데, 이날은 63.8%로 올랐습니다. 3월에 0.25%포인트 금리를 올릴 확률은 이날 95.9%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0.5%포인트 인상 확률은 0%입니다.
월가에서는 파월이 단기적인 금리 인상 전망을 확실하게 해 주고 미국 경제가 금리 인상을 견딜 정도로 견고하다고 시사했다고 해석하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파월 의장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결국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겠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좀더 파악하면서 신중하게 움직이겠다”고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월가의 또 다른 관심사인 양적 긴축에 대해서는 시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정책 조정을 이동시키는 과정은 연방 금리 목표 인상과 연준 대차대조표 규모를 축소하는 것 모두를 수반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월가에서는 6~7월쯤 매달 700억~800억 달러의 연준 보유 채권을 줄이는 것을 시작하는 식으로 양적 긴축을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노동 시장에 대해서 “극도로 견고(tight)하다”며 연준의 두 가지 책무인 물가안정과 완전고용 중에서 완전고용 목표는 달성했다는 것을 시사했습니다. 또 강한 노동시장을 지지하기 위한 최선의 길은 장기적 경기 팽창으로, 이는 물가 안정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으로는 미 연준의 정책 방향을 가늠하기 위해 고용 지표보다는 물가 지표를 주목해 봐야할 것 같습니다.
이날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한 모임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인플레가 잡히지 않거나 높아진다면, FOMC가 좀 더 공격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미국 경제보다 유럽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며 미국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에너지 시장 충격도 오히려 미국의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편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찰스 에반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금리 인상을 지지하기는 했지만, 금리 인상폭이 한 번에 0.25%포인트를 넘지는 않을 것으로 봤습니다.
전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연두교서에서 인플레이션의 해결책으로 ‘바이 아메리칸, 메이크 인 아메리카’를 제시했습니다. 미국산 부품을 구매해 미국 내에서 상품을 제조하자는 것입니다. 그는 “나의 최고 우선순위는 물가를 통제하는 것”이라며 “해외 공급망에 의존하는 대신, 미국에서 더 많은 차와 반도체를 만들도록 해 비용을 줄이도록 하자”고 했습니다.
◇ 유가 110달러 터치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유가는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전날보다 7% 오른 배럴당 110.6 달러에 거래를 마친 것입니다. 이는 2011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장 중에는 8.8% 오른 배럴당 112.52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교전이 지속되고, 스위프트(SWIFT) 국제결제망에서 일부 러시아 은행을 제외하는 등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가 강화되면서 러시아산 원유의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 때문입니다. 러시아는 세계 3위 산유국으로 전세계 원유 생산의 11%쯤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날 석유수출국들의 모임인 OPEC+는 월례 회의를 열고 4월에도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는 기존 증산 계획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줄어들 우려에도 불구하고 원유 공급량을 기존 계획보다 더 늘리지 않겠다는 것으로, 이 때문에 전세계 원유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됐습니다.
전날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이 6000만 배럴의 비상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하기는 했지만, 골드만삭스는 이 정도로는 원유 시장을 안정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마두르 자는 2011년 유가 급등기와 현재 유가 급등기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분석했습니다.
2011년 유가 급등기에도 지금과 같이 경기 회복 초기였고, 공급망 혼란,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졌다는 세 가지 요소가 있었습니다. 당시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타격을 받은 글로벌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는 시기였습니다. 또 동일본 대지진으로 공급망의 혼란이 있었고, ‘아랍의 봄’으로 인해서 지정학적 긴장도 높아지는 시기였습니다. 이에 따라 유가가 30% 넘는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1년에는 경기 회복이 지속되고 성장이 이어졌습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그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습니다. 첫째, 유가가 올랐지만 변동성이 그다지 크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둘째, 친환경 에너지 확산 등으로 에너지 집중도가 떨어지는 시기였다는 것입니다. 셋째, 통화정책이 완화적이어서 유가 급등의 쿠션 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2011년 상황과 다르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우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모는 최악의 시나리오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러시아의 생산량이 국제 원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기 때문에 충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이미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진 상태에서 유가 충격이 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인플레 압력이 높기 때문에 2011년과는 달리 중앙은행들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 여지가 적다는 것입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3월에 금리를 올리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금리 인상 폭은 앞서 시장이 예상했던 ‘빅스텝’과 달리 0.25%포인트 인상을 선호한다고 했습니다.
◇ 비중 확대 vs 아직 때 아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선진국 주식에 대한 익스포저를 늘리라고 조언했습니다.
블랙록 투자 연구소의 글로벌 수석 투자 전략가인 웨이 리는 최근 투자 보고서에서 미국 주식을 비중확대 단계를 한 단계 더 높였습니다. 선진국 주식에 대한 비중확대 단계도 한 단계 더 높였습니다. 주식 전체로는 주식에 대한 전략적 비중확대는 최고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다만 채권에 대해서는 전술적 관점에서 투자의견을 중립적에서 비중축소로 내렸습니다. 블랙록의 투자의견은 6~12개월 앞을 내다보면서 내는 것입니다.
블랙록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게 중앙은행이 인플레를 낮춰야 한다는 책무를 조금 덜어주는 역할을 하게 됐다는 데 주목했습니다. 블랙록은 “시장은 앞으로 중앙은행이 인플레와 더불어 살아야 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지금 현재 시장의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는 너무 과다하고, 이는 주식에 투자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고 했습니다. 견고한 성장과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는 더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투자자들에게 가져다 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월가의 금리 인상 전망은 최근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은 올해 미 연준이 7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연말이면 미국의 기준 금리의 상한이 연 2%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들은 인플레를 잡기 위해 미 연준이 강하게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블랙록은 그렇게까지 강하게 연준이 움직일 것이라고는 내다 보지 않는 것입니다.
월가 일각에서는 지난주 S&P500이 ‘조정’ 국면에 들어갔던 것을 반등의 신호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경제 침체 상황이 아닌데 주가가 조정 국면에 들어간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주가는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증권사 에드워드 존스에 따르면, 1971년 이후 침체 상황이 아니었을 때 S&P500이 조정 국면에 들어간 적은 18번 있었습니다. 4.3개월에 걸쳐 평균 14.5%의 하락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바닥을 치고 나서 6개월 후에는 17%, 1년 후에는 23% 상승하는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지금은 주식 비중 확대를 할 때는 아니라는 월가의 조언도 적지 않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대표적입니다. BOA의 기술적 분석 전략가인 스티븐 서트마이어는 최근 고객 노트에서 최근 S&P500의 전략적 반등은 핵심 저항선인 4600선 아래에서 정체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S&P500이 4000에서 3800 범위까지 더 떨어질 위험이 여전하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최근 유가 상승의 수혜를 받는 에너지 종목이 없기 때문에 더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도 경고했습니다. 서트마이어는 최근 하락세에 너무 빨리 ‘저가 매수’가 들어오면서 진짜 바닥을 보지 못했다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상장 종목의 90% 이상이 하락하는 진짜 붕괴의 날이 관측되면 주가가 긍정적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스티펠의 배리 배니스터 수석 전략가도 제조업 심리가 나빠지고 미 연준의 긴축 정책이 진행되면서 S&P500이 올해 상반기에 4050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 보고 있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이달에 금리를 올리겠다는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다만 금리 인상폭은 통상적인 수준을 선호한다고 했습니다. 월가가 너무 놀랄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연준의 긴축 정책이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해야 하겠습니다. 둘째, 국제 유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습니다. 유가 급등은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유가 급등이 일시적으로 그칠지, 계속될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지금 미국 주식을 더 사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아직 때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각각 분석의 이유를 들어 보고 자신의 투자 방향을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투자는 선택의 책임도 따른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경제 > 증시 현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 증시에 2년 만에 드리워진 죽음의 십자가 - 데스크로스(death cross) 현상 (0) | 2022.03.15 |
---|---|
우크라 침공‧원화 값 하락에 ‘셀 코리아’나선 외국인…보유 시총 6년 만에 최저 (0) | 2022.03.13 |
美증시 2차 대전 이후 81년 분석, 바닥까지 평균 18일 간 12% 하락…반등도 크다 (0) | 2022.02.24 |
나스닥에 2년 만에 나타난 폭락의 징조: 데스크로스 나온 나스닥...대세 하락이나, 저가 매수 기회냐 (0) | 2022.02.21 |
'버핏은 잭팟, 소로스는 울고'…어떤 종목 샀길래 희비 엇갈렸나 (0) | 2022.0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