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긴장 고조로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는 가운데, 과거 전쟁이나 경제위기 같은 대형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미국 증시의 움직임을 분석한 보고서가 나왔다.
23일 호주 투자 분석 업체 카퍼리포트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발발 다음 해인 1940년부터 코로나가 발생한 2020년까지 81년 동안 9·11테러, 리먼브러더스 파산, 오일쇼크 등 29개 대형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미국 다우평균이 바닥까지 떨어지는 데 걸린 기간은 평균 18일이었고, 하락 폭은 11.6%였다. 그리고 저점부터 3개월 뒤에는 평균 11.1%, 6개월 뒤에는 15.8%, 1년 뒤에는 24.7% 각각 주가가 올랐다.
이에 따라 이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분쟁으로 얼어붙은 증시가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전쟁보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금리 인상, 기업 실적 등이 더 큰 리스크(위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평균 12% 하락 뒤 반등한 다우평균
29개 역대 이벤트 중 주가 하락 폭이 가장 컸던 사건은 코로나 사태였다. 2020년 2~3월간 주가가 34.8%나 폭락했다. 그러나 이후 다우평균은 급반등했다. 2020년 3월 23일 저점부터 3개월 후 44%나 올랐다. 하락 폭이 큰 만큼 상승 폭도 컸다. 둘째로 하락 폭이 컸던 사건은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로 주가가 34.2% 떨어졌다. 이 역시 저점 대비 3개월 뒤에는 11.4% 올랐다. 글로벌 금융 위기의 도화선이 된 2008년 9월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 때는 다우평균이 33% 하락했다가 6개월 후 11.3% 반등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비슷한 지역 분쟁이었던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때는 주가가 13% 빠졌다가 3개월 뒤 2%, 6개월 뒤 16% 반등했다. 1950년 6·25 한국전쟁 때에도 12% 떨어진 주가가 3개월 뒤 15% 상승으로 바로 튀어올랐다.
코스피도 코로나 사태 때 다우평균과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코로나 공포가 극에 달했던 2020년 3월 19일 1457.64로 저점을 찍은 후 3개월여 만인 6월 10일 2195.69까지 51% 상승한 후 계속 올라 작년 3000선을 넘기며 역사상 최고점을 찍기도 했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 당시에는 코스피가 구제금융 신청 20여 일 뒤인 1997년 12월 24일 351.45까지 떨어졌다가 한 달여 만인 1998년 1월 31일 567.38까지 반등했다.
◇과거 데이터 의존 경고 목소리도
하지만 과거 데이터에만 의존해 지나친 낙관론에 빠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투자은행 JP모건은 “역사는 시장이 어떤 특정한 갈등에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지 않는다”며 “투자자들은 방어적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일본의 미국 진주만 공습 당시에는 다우평균 하락세가 6개월 넘게 장기화했다가 1년 뒤에야 반등했다. 1973년 중동 오일쇼크 때에도 저점 3·6개월 후에는 상승했지만 1년 뒤에는 오히려 저점 대비 25%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복합 위기로 확대 우려
우크라이나 사태 역시 다른 위험들과 겹쳐 복합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로 공급망이 무너진 뒤 나타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시기에 에너지·곡물 주요 생산 지역 분쟁으로 글로벌 물가가 치솟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투자금융사 찰스 슈와브의 리즈 앤 손더스 수석투자전략가는 “성장률이 떨어질 때 치솟는 유가는 경기 침체를 초래한다”며 “이미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에너지 위기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사이클을 감안하면, 군사적인 사건이 장기화될 경우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도 작년 4분기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오는 데다 올해도 기업 이익이 작년보다 줄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한국의 1월 무역 적자가 사상 최대였고, 미국 증시 거품은 여전히 20% 정도 껴있어 코스피는 2500 아래로도 내려갈 수 있다”며 “저점을 확인하고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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