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에서 주식으로… '錢의 이동' 조짐
채권펀드서 3조1294억 순유출, 2008년 9월 이후 가장 많아…
2분기쯤 주식으로 유입될 듯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외 채권형펀드에서 3조1294억원이 순유출돼 2008년 9월 이후 가장 많은 돈이 빠져나갔다. 지난해 63조원어치의 한국 채권을 사들였던 외국인 역시 외국인 채권 투자에 대한 과세가 부활한 지난 연말 이후 한국 채권 시장에서 발을 빼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지난해 12월 5조3107억원의 채권을 순매도(매수보다 매도가 많은 것)하며 1998년 채권 시장 개방 이후 가장 많은 순매도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 1월에도 4400억원어치를 팔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외 투자자들의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던 채권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채권의 매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다우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1만2000포인트를 회복하는 등 선진국이 뚜렷한 경기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전 세계적으로 안전자산(채권)보다는 위험자산(주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또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때문에 국내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커진 점도 채권 투자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내려가 채권 투자 수익률이 하락하게 된다.
김진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금융시장의 큰 손인 국민연금이 올해 채권 투자비중을 줄이고 주식 투자비중을 높일 계획이어서 수급 측면에서도 채권보다 주식투자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장차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바닥을 치고 올라갈 때는 채권형 펀드에서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며 "전세금 급등세가 진정되는 올 2분기(4~6월)쯤부터는 주식시장으로 본격적인 자금 유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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