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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식

[마켓레이더] 더 풀릴 유동성 상승장 이끌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2012`가 인류 멸망의 해로 그린 2012년을 현실로 맞았다. 


영화 같지는 않지만 경제 상황, 특히 자본시장 전망은 공포스럽다. 필자가 보는 자본시장 주요 이슈는 △유럽 재정위기 △중국 경제 경착륙과 미국의 더블딥 우려 △한국의 총선과 대선 △북한의 향방이다. 

우선 2~3월에 남유럽 취약 국가들의 국채 만기가 집중돼 있다. 대량의 국채 만기를 어떻게 넘기느냐, 그 시기에 어떤 정책적 합의가 이루어지느냐가 승부처다. 1분기 국채 만기 물량은 그리스 230억유로, 이탈리아 1300억유로에 이른다. 시한폭탄과 같다. 

또 다른 이슈는 G2 경제 상황이다. 미국 경기는 지난해 4분기 기대 이상의 호조였다. 올해 상반기 내내 호조가 지속된다면 우리 주식시장도 크게 상승하겠지만, 그것이 꺾인다면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쪽은 좀 더 걱정스럽다. 비관할 단계는 아니나 성장률이 분기별로 8%를 밑돌게 되면 올해 주식시장의 최대 악재가 된다. 

미국이 주로 자본시장 쪽에 집중된다면 중국은 실물경제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에 더욱 파괴적이다. 

올해 총선과 대선은 시장에 큰 함의를 던진다. 동반 성장, 부자 증세, 복지 확대 등 경제와 직결된 이슈가 걸려 있다. 마지막 변수는 김정일 사망과 김정은 정권의 시작이다. 

다만 대선과 북한 이슈는 유럽과 G2 문제보다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다. 

새해 성장률은 작년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국 경제 부진, 중국 성장률 저조에 따라 큰 폭의 수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내수가 늘어날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 새해 우리 경제와 자본시장의 펀더멘털은 전체적으로 약세를 띨 가능성이 높다. 

세계 경기 둔화 여파로 국제 원자재 가격은 작년에 비해 안정세가 예상되나 그간 눌러왔던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물가상승률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 

상승 요인으로 기대할 만한 것은 풍부한 유동성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팽창 정책으로 글로벌 과잉유동성이 존재하며 이는 1분기 유럽 재정위기 타개 과정에서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역시 해외 위기 방어와 1000조원의 가계부채 부담으로 저금리 기조는 계속될 것이다. 

고물가와 저금리 사이에서 유동성은 초과수익을 찾아 움직일 수밖에 없다. 현시점에서 기업 펀더멘털이 약하므로 투자의 시계(視界)는 미래의 가치를 주목할 가능성이 높다. 

선거의 해 동반 성장과 고용 증대의 정책 경쟁이 벌어지는 환경은 이러한 경향을 뒷받침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