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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식

올 전세계 증시에서 증발한 돈 7300조...한국GDP의 6배

올 한해 세계 증시에서 사라진 돈이 무려 6조3000억 달러(약 73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증시에서 허공으로 사라진 돈이 한국에서 1년간 창출된 부가가치의 5.8배에 달한다. 올해 국내 GDP는 1267조원으로 추정된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증시 총액은 연초보다 12.1% 떨어진 45조7000억 달러(약 5 경원)"라고 31일 보도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 캡처.
지역별로는 범유럽 우량주 위주의 유로퍼스트 300지수가 11%, MSCI 신흥시장지수는 20%가 떨어졌다. 일본 닛케이 지수와 홍콩 항셍 지수는 각각 17.3%와 20%가 빠졌고, 중국 상하이 지수도 22% 하락했다. 국내 주식시장 총액도 올해 7.3% 증발했다. 작년 말 1141조원이었든 코스피 주가 총액은 올해 99조원 줄었고, 코스닥은 8조원이 빠진 106조원으로 올 증시를 마쳤다. 두 시장을 합쳐 국내 주식 시장에서 91조원이 증발한 셈이다.

천문학적인 돈을 잡아먹은 주범은 유로(euro)이다. 1999년 출범한 유로는 올해 그리스발 재정 위기로 홍역을 앓다가 결국 이탈리아·스페인에 이어 심지어 프랑스까지 재정 위기가 번지면서 존폐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와중에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는 모두 정권이 교체됐다.

문제는 내년에도 유로 재정 위기가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시티그룹은 유럽 전역에 4570억 유로(약 684조원)의 채권 만기가 도래한다고 밝혔다. 이중 이탈리아 채권이 1130억 유로(약 170조원)에 달해 이탈리아 정부·국민의 대응에 따라 세계 시장이 다시 요동칠 전망이다.

유럽 국가들의 빚 해결에 골머리를 앓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30일 배포한 신년사에서 "내년은 올해보다 더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립 풀리 HSBC 자산운용가는 "유로존(euro zone)의 침체와 긴축 재정안의 지속 시기가 명확해질 때까지 내년 채권 금리는 고공행진을 이어 갈 것"이라며 "이번 위기를 해소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