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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식

[뉴스 TALK] "신랑감 직업이 주식 전업투자자래요…" 20대 주식 투자 인구 4년새 42% 증가

직업에는 귀천(貴賤)이 없다지만, 만약 예비 신랑의 직업이 '주식 전업투자자'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대 회사원인 A씨는 얼마 전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에게 뜻밖의 고백을 듣게 됐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일하고 있는 줄로만 알았던 남자친구가 '나는 전업투자자'라며 뒤늦게 사실을 털어놓은 것입니다. 남자친구는 "매일 70만~100만원 정도 수익을 내니까 웬만한 봉급쟁이보다 수입이 많다"면서 A씨에게 노트북으로 주식 계좌를 보여주며 용서를 구했습니다. "주식의 주(株)자도 모른다"는 A씨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지난해 말 한 온라인 재테크 게시판에 상담글을 올렸습니다.

A씨의 상담글은 단번에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조회 건수는 8000건에 육박했고, 댓글도 70여개나 달렸습니다. "내 동생이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무조건 말린다", "주식은 허가받은 도박이며 경마보다 중독성이 강하다. 남편감으론 만나지 말아라"라는 따끔한 조언들이 많았습니다. 반면 "주식한다고 다 날리지 않는다. 시행착오를 거쳐 꾸준한 수익 올리는 사람도 많다"는 다소 중립적인 의견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일자리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다 보니 진입 문턱이 낮은 주식시장으로 젊은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대 주식투자 인구는 2006년 23만9000명에서 2010년 34만명으로 42.3% 증가했습니다. 마땅한 직업이 없는 전업투자자들은 하루 대부분 시간을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한 주식 투자에 할애합니다.

최근 정치인 테마주와 같은 위험한 종목이 주식시장에서 기승을 부리는 원인도 백수 청년들이 주식 투자에 몰두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한 증권사 임원은 "생계형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투자수익 외에는 별다른 소득원이 없다 보니 위험한 투자에 손대기 쉽다"고 우려했습니다.

마라톤을 한다고 모두 이봉주(국가대표)가 될 순 없습니다. 젊은 세대들이 '한방'을 노리고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만 갇혀서 청춘을 보내지 않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