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신흥국을 뜻하는 `브릭스`는 성장의 대명사로 통했다. 하지만, 올해 수익률만 놓고 보면 실망의 대명사란 말이 더 어울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브릭스에 포함되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주식시장의 수익률은 올해 나란히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다. 국내에서 브릭스에 투자하는 펀드가 해외주식형 펀드의 2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투자자들도 적지않은 손실을 봤다.
◇`떠오르는 별` 브릭스의 추락
인도 증시는 올해 36.57% 하락해 수익률 기준으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49개국 중 45위를 기록했다.
상황이 그나마 나은 브라질은 23.53% 급락해 36위였다. 러시아 증시 수익률은 -19.78%로 30위, 중국은 -19.03%로 28위에 각각 머물렀다.
전 세계 평균이 -9.30%이었고 한국증시 수익률이 -10.82%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부진한 성적이다.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된 설정액 10억 원 이상의 브릭스 관련 펀드는 496개, 여기에 투자된 금액은 11조6천894억원으로 집계됐다.
브릭스 증시 부진 탓에 이들 펀드 수익률은 추락했다.
인도펀드의 수익률은 -33.55%로 전 세계 모든 지역 중 꼴찌였고 러시아펀드가 -28.43%로 그다음이었다.
친디아(중국+인도)펀드가 -22.95%, 브라질펀드가 -22.06%, 브릭스펀드가 -21.21%, 중국본토펀드가 -19.31%를 나타냈다.
◇신흥국 `디스카운트`에 긴축 압박까지
유럽발 세계 경제위기는 선진국보다 `브릭스`로 대표되는 신흥국 증시에 더 큰 피해를 줬다.
위기의 진앙인 유럽은 오히려 상대적 안전자산으로 평가됐다.
김용희 현대증권 펀드리서치 팀장은 "선진국 금융기관이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브릭스 국가의 채권, 원자재, 주식에서 가장 먼저 돈을 뺐다"고 설명했다.
외국 투자자들이 이들 국가의 화폐를 집중적으로 매각한 것은 해외펀드의 손실을 키우는 요인이었다.
달러당 인도 루피화 환율은 올 들어 26일까지 17.91% 상승했고, 브라질 헤알화 환율은 올 초보다 11.85% 올랐다.
이은경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연구원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해외펀드는 해당 국가 화폐가 아닌 달러에 헤지를 하기 때문에 화폐 가치가 달러화와 비교해 떨어지면(달러 대비 환율이 오르면)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인도, 중국 정부가 물가부담으로 긴축정책을 유지한 것도 경제성장 둔화 우려를 키워 증시의 악재였다.
인도 정부는 올해 7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2.25%포인트 올렸고 중국은 3차례에 걸쳐 0.75%포인트 인상했다.
그 결과 인도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대비 기준으로 6.9%, 중국은 9.1%에 그쳐 양국 모두 2009년 2분기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러시아의 GDP 성장률은 작년보다 양호했으나 세계경기 둔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하락과 부정선거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의 영향을 받아 주가가 하락했다.
◇내년 브릭스 경제 `안갯속`
유럽 재정 위기가 확실히 진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브릭스의 내년 증시 전망도 안갯속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초 위기 국가들의 채권 대량 만기와 신용등급 조정에 대응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느냐에 따라 브릭스 증시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키움증권 박연채 리서치센터장은 "브릭스는 글로벌 경기가 좋은 때에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면서 "유럽이 침체한 상황이어서 선진국에 비해 초과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브릭스 국가들에 대해서는 투자할 만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중국과 인도는 긴축 완화나 지급준비율 인하 등의 조치로 성장동력을 만들 것"이라며 "주가수익비율(PER)이 지난 금융위기 수준으로 내려와 투자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해외 전체적으로 보면 아시아와 신흥국, 미국이 유망한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은 피그스(PIIGS)를 중심으로 내년 전망이 불투명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펀드리서치팀장은 "이머징 국가, 그중에서도 성장률이 높고 중산층 비중이 올라가는 아시아 쪽이 유망하다"면서 "올해는 중국이 다소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긴축이 완화되면 경제도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허재환 글로벌경제팀장은 "미국이 정부 지출과 부채로 불안하지만 기업들은 아주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무역수지 적자도 줄고 있고, 스타벅스와 맥도날드 등 해외 사업을 벌이는 기업들은 올해 주가가 20~30%씩 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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