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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식

주요상장사 4분기실적 전망해보니…10곳중 7곳 예상이익↓


삼성전자 효과를 걷어낸 주요 상장사의 실적이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실적 쇼크`에 대한 염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이후 4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은 "아주 나쁘지는 않을 것"이란 낙관론이 좀 더 우세했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이 당초 예상을 넘어선 게 전망의 주된 근거였다. IT 완제품 실적 개선에 따라 다른 업종의 4분기 실적 역시 예상을 웃돌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존재했다. 

그러나 3분기 기대 밖 선전 이후 실적 전망치가 개선된 대장주 삼성전자를 걷어내면 대부분 상장사 실적은 급속히 냉각될 것으로 전망됐다. 회복 시점이 여전히 요원한 글로벌 경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 포함된 상장사는 3곳 이상의 증권사가 분석 대상으로 삼고 있는 유가증권시장 87곳, 코스닥시장 8곳이었다. 지난 2일 종가 기준으로 이들의 시가총액 비중은 전체의 65.2%다. 

이들 95개 기업의 4분기 실적 전망이 3분기와 엇비슷하게 나온 데는 삼성전자 한 기업의 실적 전망 개선이 절대적으로 기여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망치는 최근 두 달 새 각각 38.4%와 25.4%나 상승했다. 

3분기 때 삼성전자가 보여준 스마트폰과 시스템반도체의 이익 창출력에 놀란 애널리스트들이 수익성 잣대를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단위당 물건 가격이 비싼 스마트폰에서의 경쟁력 강화는 삼성전자의 컨센서스를 높이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삼성전자에 이어 실적 전망치가 크게 상향된 곳은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이었다. 두 기업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9월 말에 비해 32.2%와 28.3% 높아졌다.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개선 예상 배경에는 삼성전자 매출 확대가 있다. 여객과 더불어 항공사의 양대 매출원인 화물 부문의 핵심 고객은 IT 업체다. 부피가 작은 IT는 비행기로 실어 나른다. 매출 부문이 IT 덕이라면 원가 부문은 비용 감소 등 자체 노력 덕이다. 항공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예상을 웃돈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실적을 뜯어보고 수요에 맞춘 탄력적인 항공기 공급을 통한 적극적인 비용 절감에 높은 점수를 줬다. 

대우건설의 실적 전망치는 4분기 해외 사업의 순조로운 확대 기대감 때문에 올랐다. 리비아 사태도 해결되면서 관련 매출이 4분기 중엔 만회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건설은 국내 업체의 아프리카 수주 물량 중 39%를 확보하며 아프리카 지역에서 발군의 역량을 발휘했다. 올해 초 리비아 사태로 국내 기업 중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이들 몇몇 기업을 제외하면 실적 하향이 두드러진다. 심지어 IT주마저 삼성전자를 빼면 대부분 전망이 흐려졌다. LG전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7.2% 추락했고, LG디스플레이와 하이닉스반도체의 적자폭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계열 부품사인 삼성전기와 삼성SDI의 4분기 실적(영업이익) 예상치도 각각 40.6%와 27.9% 하향 조정됐다. 대표적인 경기 민감 업종인 철강주도 모두 실적이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포스코와 동국제강의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30% 안팎 하락했다. 불황에도 선전하는 완성차 업체라는 든든한 납품처를 둔 현대제철마저 컨센서스가 13.0% 하향 조정됐다. 

코스피가 1900선을 넘을 수 있게 한 동력이 유동성이라는 데 전문가들은 이견이 없다. 결국 현 주가도 유동성이 만들어낸 인플레이션이란 의미다. 주가가 고지대에서 버티기 위해서는 탄탄한 실적이란 산소통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4분기 때 상장사 실적 냉각 현상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을 빼면 기업 내재가치(펀더멘털)로 인한 주가 부양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추가 상승 동력이 부족하기에 주가는 일정 수준 이상의 상승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