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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식

무사히 지나간 올해 마지막 네마녀의 날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은 ‘네 마녀의 날(쿼드러플 위칭 데이)’이다. 네 개 파생상품 만기일이 겹치는 날 프로그램으로 대규모 청산 물량이 나오며 증시가 급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마지막 동시 만기일인 8일에는 네 마녀의 심술이 없었다.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오히려 5400억원 매수 수위를 기록했다. 장 막판 기관 매물이 쏟아져 상승은 실패했지만 주가도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에 투자 심리가 다소 안정됐고, 연말 배당을 기대하며 투자자금이 프로그램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최근 프로그램 매매(컴퓨터에 미리 입력된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사고파는 것)에 증시 전체가 영향을 받는 일명 ‘왝더독’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컴퓨터가 물량을 쏟아내면 증시가 하락하고, 컴퓨터가 물량을 빨아들이면 증시가 반등한다.

이달 코스피지수는 1900선을 회복했다. 지난달 대규모 매도 우위를 보이던 프로그램으로 매수세가 유입된 덕분이다. 지수가 1800선을 회복한 지난달 28일부터 프로그램 매매는 9일(거래일) 연속 매수했다.

이 기간 프로그램은 5조8918억원 순매수였는데, 현물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조4000억원, 2조9600억원 매수 우위였다. 외국인과 기관이 대부분 프로그램을 통해 순매수했고 이 기간 증시 반등은 ‘프로그램 랠리’였던 셈이다.

앞으로도 프로그램은 증시 반등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투자의 최동환 연구원은 “연말 배당 수익을 기대하는 자금이 유입되며 프로그램이 꾸준히 매수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한화증권의 이호상 연구원은 "8일 큰 폭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됐음에도 증시가 소폭 하락했는데, 이는 프로그램을 제외한 수급이 매우 약하다는 방증"이라며 앞으로 프로그램 매도가 나오면 증시에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