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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식

[투자노트] 美 기업실적이 부럽지만…

주가가 2분기 실적에 따라 연일 울고 웃기를 반복하고 있다.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발표한 기업 주가는 급등을 반복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실망감에 매물이 쏟아져 나온다.

실적장세를 가장 먼저 실감하는 곳은 미국이다. 밤사이 뉴욕증시가 급등한 것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금융주들이 주가를 끌어올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모간스탠리를 비롯, 씨티코프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그 주인공이었다.

금융주만 있는 게 아니다. 진짜 증시를 기운나게 한 피로회복제는 IT였다. 현재까지 미국 S&P500 지수에 포함된 기업의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은 80%에 육박하고 있다. 기업 10곳중 8곳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IT 기업은 22개중 19개가 실적이 좋았다.

반면 국내는 사정이 그리 좋지 못하다. 애플과 인텔, 퀄컴 등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한 미국의 IT 기업들은 연일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를 비롯,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주요 IT기업들은 오히려 낮아진 실적에 고개만 떨구고 있다.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다. 세계 1등 조선주는 최근 들어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상반기 주도주로 강세를 보였던 LG화학도 요즘 영 움직임이 시원찮다. 실적이 예상치를 밑돈데다 당분간 실적개선이 힘들어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라고 기업들이 모두 안좋은 사례들만 있는 건 아니다. 상반기 부진했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해외 수주에 나선 건설주들이 의외의 선전을 보이고 있다. 실적을 발표한 SBS와 하나금융지주 등도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부채한도 논란 등 대외 변수로 그동안 증시가 시끄러웠다. 실적장세가 묻히는 것 아니냐는 진단도 나왔다. 그 와중에 덜 오른 중소형주가 각광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적 문제는 정치로 해결이 돼가고 있어 대외변수의 영향력은 예전같지 못할 것이다. 실적시즌의 정점으로 치닫는 요즘, 결국 기업의 주가를 결정하는 건 그 기업의 기초실력, 즉 실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