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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식

주식에 넋 놓은 神이 내린 직장

공기업 임직원 699명, 근무중 금지된 '개인 주식거래'
57명 적발된 사학연금공단 2년간 1인 평균 922회 매매 하루에만 51회 거래한 직원도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내 5개 금융공기업 임직원의 10~30%가량이 지난 2년 동안 규정을 어기고 근무시간 중에 사적인 주식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발된 699명 중 34명(4.8%)은 소속 직원들을 관리·감독해야 할 부점장 이상의 간부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27일 "작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한국수출입은행·한국산업은행·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사학연금공단·대한지방행정공제회를 감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공공기관 임직원 행동강령은 공공기관 직원이 업무시간에 사적으로 주식거래를 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사학연금공단의 경우 2009년부터 2년간 전체 직원의 29%인 57명의 임직원이 근무시간에 주식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거래 횟수는 한 사람당 평균 922회에 이른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특히 이 공단의 전 주식운용팀장인 A씨는 지난 2년간 총 근무일수의 82.6%인 247일 동안 하루 평균 27.6회에 걸쳐 사적인 주식 거래를 했다. 사무실 책상에 앉아 거의 온종일 자신의 주식 거래에만 매달린 셈이다. 이 공단의 채권운용팀장이었던 B씨도 최근 2년 동안 411일(근무일수의 86.8%)에 걸쳐 하루 평균 51회씩 주식거래를 했다.

한국수출입은행도 지난 2년 동안 전체 임직원의 23.7%(162명)가 업무시간 중에 사적인 주식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은행은 같은 기간 전체 임직원의 14.8%(362명)가, 한국자산관리공사도 임직원의 10%(104명)가 일과 중에 주식 투자를 했다.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주식팀에 근무하는 C대리는 2년간 공제회가 매수하려는 주식 종목을 사전에 파악해 해당 종목을 미리 구매한 뒤, 주가(株價)가 오르면 되파는 방식으로 1억18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