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현 재정부 장관
800兆 달하는 가계부채, 폭발력 충분히 알고있다… 전 국민이 고통 분담해야 "경제가 많이 어렵습니다. 우리 힘으로 헤쳐나갈 수 없는 '아웃 오브 콘트롤(out of control·통제 불가능)' 현상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고, 주름도 늘어 보였다. 무엇이 아웃 오브 콘트롤이냐는 질문에 그는 "국제 유가가 오르는 것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다. 이상 기후도 그렇다.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상 한파로 농산물 가격이 뛰고, 구제역으로 우리 국민이 얼마나 많은 가슴앓이를 했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여기에 국책사업을 둘러싼 갈등까지 가세하다 보니까 상황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봄이 왔지만 봄이 왔다고 느끼지 못할 정도입니다."
봄이 왔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그는 지표 경기는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1인당 국민소득은 2만달러를 회복했고, 주가는 사상 최고치이며, 기업이익과 외환보유고도 사상 최대이다.
"상대적 박탈감이 제일 문제입니다. 지표는 그렇게 나빠지지 않았는데, 우리 사회의 이중 구조가 해소되지 않아 박탈감이 크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수출과 내수, 제조업과 비제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에 불균형이 있습니다."
그는 현재 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당연히 물가 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동 소요도 직접적인 발단은 밀 가격 폭등으로 빵 값이 오른 데 있다"고 말했다.
"배추가 포기당 3000원 하던 게 작년 가을 1만2000원으로 오르니 주부들 눈이 휘둥그레진 겁니다. 지난 겨울엔 30년 만의 한파로 밭에서 배추가 다 얼어 공급이 안 됐어요. 게다가 구제역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두 배로 뛰었죠. 사람이 먹는 게 안정되면 여유가 있어요. 먹는 게 가장 시급합니다."
―전세난의 해결책은?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집값이 내려갈 것을 기대하고 전세를 들려고 하고, 전세 공급은 따라가지 못하니까 전세값이 오른 것이다. 전세난은 민간에서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생긴 것이다. 그동안 분양가 상한제로 민간의 공급이 묶여 있으니 공급이 안 됐다. 빨리 분양가 상한제를 풀어야 한다."
―8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의 위험은 어떻게 줄일 수 있나?
"가계부채의 폭발력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가처분소득에 비해 빠르게 늘고 있고, 규모도 많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보면 아직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은 담보가치의 45~46% 선에서 나가고 있다. 부동산 값이 반으로 떨어져도 담보가치가 유지된다는 뜻이다. 다만 변동금리가 많고 이자만 상환하는 대출이 많아, 고정금리와 원리금 분할 상환 대출을 늘리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전 국민이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처칠이 말했다. '내가 바칠 것은피와 땀과 눈물밖에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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