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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국민소득 2만달러 재진입.. 소득분배는 악화

지난해 1인당 국내총소득(GNI)이 3년만에 2만달러대에 진입했다.

한국은행은 30일 ‘2010년 국민계정(잠정)’을 발표하고 지난해 1인당 GNI가 2만759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가격 변동과 최종 생산량이 반영된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1조143억달러로 3년 만에 1조달러를 넘은데다 지난해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전년보다 9.4% 하락해 1인당 GNI를 끌어올렸다.

1인당 GNI가 2만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2007년 2만1695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1만9296달러)과 2009년(1만7193달러) 연속 감소한 뒤 3년 만에 2만달러로 복귀한 것이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인구가 2000만명을 넘는 나라들 중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는 곳이 10여개국인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부국(富國)이 됐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1인당 GNI는 더욱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한은은 전망했다. 원화가치 상승으로 환율이 하락하고 경제 성장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렇다.

그러나 개인의 살림살이는 지표 만큼 나아지지 않았다. 총 저축률은 32%로 전년보다 1.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대부분 기업의 저축률 상승에서 비롯됐다. 개인의 순저축률은 3.9%로 오히려 0.2% 포인트 하락했다. 김 국장은 이에 대해 “부채 규모가 늘면서 개인의 이자 부담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경제가 좋아지면서 소비가 증가한 것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근로자들이 기업에서 소득을 얼마 만큼 가져갔는지 보여주는 노동소득분배율도 59.2%로 6년 만에 60%를 밑돌았다. 특히 전년 대비 하락 폭은 1.6% 포인트로 36년 만에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 그만큼 기업에는 돈이 쌓이고 근로자들에게 돌아간 소득은 줄었다는 뜻이다.

물가지표도 악화됐다. 물가 상승 수준을 가늠해주는 GDP디플레이터(명목GDP에서 실질GDP를 나눈 것)는 3.7%로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