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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3苦'의 엄습… 기업들 "올 경영계획 재검토" 비상

 

'3苦'의 엄습… 기업들 "올 경영계획 재검토" 비상

  • 입력 : 2011.02.24 03:06

유가… 운송·해운업 "조금이라도 싸게" 연료확보戰
금리… 슬금슬금 오르니 이자 눈덩이… "투자 연기"
환율… 10원 떨어지면 삼성전자 年 3000억원 손실

금리가 오르고 원화는 절상(환율 하락)되는 상황에서 리비아 사태로 인해 유가까지 급등하면서 기업의 경영 환경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지난 연말 올해 경영계획을 세우는 지표로 달러당 1050원 수준의 환율과 배럴당 80~90달러의 유가를 기준으로 삼았던 삼성전자·LG전자·포스코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고금리·고유가·원화강세 등 신3고(新三高)로 급변한 환경에 경영계획을 다시 점검하기 시작했다.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플라스틱 생산업체인 I화학은 올해 200억원가량 투자 계획을 최근 철회했다. 금리 상승으로 대출 금리가 불과 두 달도 안 돼 1%포인트가량 올랐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금리가 계속 오르면 이자 부담이 한 해 수천만원 늘 수밖에 없다"며 "투자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고 말했다.

삼성·현대차 등 대기업이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환율. 삼성전자의 경우 달러당 환율이 10원 내리면 30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이 날 정도로 환율 영향이 크다. 23일 현재 환율은 달러당 1124원으로 삼성의 올해 기준 환율(1080원)에 갈수록 근접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달 초 서울 서초동 삼성본관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협의회에서 환율과 유가 동향을 집중 점검했으며, 리비아 사태 발생 이후에는 위기 단계에 따라 비상경영의 강도를 높이는 '시나리오 경영'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은 중동의 매출 비중이 높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중동 소요 사태가 가뜩이나 취약한 유럽 등으로 확산되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소기업에는 신3고 여파가 곧바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영세한 중소기업들은 고유가로 인한 원자재가격 상승과 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450조원 정도 된다.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중소기업의 추가 이자 부담은 연간 약 1조8000억원이나 된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연초부터 원자재가격과 금리가 동시에 오르는 바람에 구매와 재무 양쪽에서 손실이 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