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4.04
한국전력이 4일 발행한 회사채(한전채) 입찰에 조 단위 자금이 몰려들었다. 지난해 33조원의 적자를 낸 한전이 올해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회사채 발행을 쏟아내면 자금시장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전채 수요예측에서 2년, 3년 만기에 각각 7900억원, 4400억원이 응찰해 2700억원, 2600억원이 낙찰됐다. 발행금리는 각각 3.99%, 4%로 결정됐다. 지난달 22일 진행된 한전채 입찰에는 총 6800억원(2년 4400억원·3년 2400억원)이 응찰해 만기 발행금리가 각각 3.97%, 4%로 확정됐다. 최근 정부가 전기요금 2분기 인상을 연기하기로 한 가운데 한국전력이 적자 수십조 원을 메우기 위해 한전채 발행을 늘리면 한전채로 자금이 쏠리며 지난해 하반기와 같은 자금시장 경색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날 한국전력과 더불어 신용등급 최상위 등급인 AAA 기업 SK텔레콤의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도 1조원 이상의 자금이 몰려 우량 회사채에 대한 시장의 뜨거운 수요를 보여줬다. 앞서 올해 초 AAA급을 시작으로 우량등급에 해당하는 AA급 이상 회사채가 공모 회사채 발행시장 강세 흐름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향후 자금조달시장에 훈풍이 불지 주목된다. 이날 진행된 SK텔레콤 회사채 수요예측에선 예정 발행금액 2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1조1800억원이 응찰했다. SK텔레콤은 당초 3년물 700억원, 5년물 1000억원, 7년물 300억원 등 총 2000억원을 발행할 방침이었다. 예정액의 6배에 달하는 자금이 몰리며 SK텔레콤은 최대 발행액(3500억원)으로 늘려 자금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SK텔레콤의 수요예측 결과는 여러 측면에서 관심이 쏠렸다. 지난달 초부터 불거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신종자본증권(AT1)을 상각 처리하는 등 전 세계 금융시장이 악재를 보인 이후 처음 최상위 신용등급 회사채에 대한 수요예측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앞서 올해 들어 2월 중순까지 공모 회사채 발행시장의 초강세 흐름 시작 역시 최상위 신용등급이자 같은 업종에 해당하는 KT였다. 지난 1월 4일 올 들어 첫 회사채 발행에 나선 KT에는 예정액(1500억원)을 크게 웃도는 2조8850억원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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