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ABC] 미스터 마켓(Mr. Market)

[주식ABC] 미스터 마켓(Mr. Market)

• 입력 : 2011.02.20 06:26

 

최근 코스피 지수 등락폭이 컸습니다. 이달 들어 지난 18일까지 지수 등락률이 0.5% 이내인 날은 불과 3거래일뿐이었습니다. 지수가 1% 이상 등락한 날은 7거래일이나 됐습니다. 지수 등락폭이 큰 냉온탕 장세에서 일반 투자자들이 투자 방향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미스터 마켓(Mr. Market)이란 가치투자 이론의 창시자 벤저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이 변덕스러운 주식시장을 의인화해 표현한 말입니다. 미스터 마켓은 약간 정신병을 앓고 있어서 기업의 좋은 면을 볼 때는 행복감으로 크게 올랐다가도 어떤 때는 심한 우울증에 빠져 크게 내려앉는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스터 마켓은 조울증 환자라는 별명이 있기도 합니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주식시장을 변덕쟁이 미스터 마켓으로 의인화하면서 가치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때로는 말도 안 되는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가 때로는 너무나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시장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미스터 마켓은 가치 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시장을 의미합니다.

가치투자란 미래 예측보다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에 주목해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미스터 마켓이 조증을 보이든 우울증을 보이든 상관하지 않고, 특정 회사의 가치 창출 능력을 평가해 투자하는 것입니다. 현재 주가가 기업의 잠재 가치보다 낮다고 평가되면 투자를 결정하고 그 가치가 주가에 반영될 때를 기다리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언제 그 가치가 발현될지 모르기 때문에 많은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반면 미스터 마켓의 변덕을 활용해 투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주가 등락에 따라 초 단위로 빠른 매매를 하는 ‘스켈퍼’(scalper), 시장의 재료·수급·루머 등에 따라 투자를 결정하는 ‘추세(모멘텀) 투자자’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투자 방식은 가치 투자와는 달리 미래 예측에 중점을 주고 있습니다. 코스피 지수가 오를지 내릴지, 향후 기업 실적은 어떻게 될지 예측하고 이에 근거해 투자합니다. 예측이 정확하면 정확할수록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방법입니다.

투자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급등락을 반복하는 주식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릅니다. 가치투자자들은 시장이 어떻게 변하든 거의 개의치 않지만, 미래 예측을 기반으로 하는 투자자들은 급등락하는 주식시장에서 쉽게 방향을 잡지 못하게 됩니다. 최근 근거 없는 테마가 생겼다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는 이유는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일반 투자자들이 심리적으로 기댈 곳을 찾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