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상승보다 하락이 더 반가운 이유
뉴욕증시는 지난주 2주 연속 랠리를 이어갔다. 주요 지수 역시 별다른 조정 없이 올해 들어 6% 가량 상승했다. S&P500지수는 14일(현지시간) 3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 증시의 상승은 다음날 국내 증시의 상승 여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변수 중 하나였다. 때문에 미국 증시가 오르면 국내 증시도 상승하는 등 상관관계가 높았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올해 들어 선진국 대비 신흥국의 상대적 약세가 지속되면서 신흥국과 선진국간 주가가 순환하고 있다.
최근 신흥국 펀더멘털이 인플레이션 압력의 증가와 그에 따른 긴축 부담으로 희석되고 있는데 반해 예상보다 강한 경기회복 모멘텀을 장착한 선진국 국가의 상대적 강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
특히 코스피가 2100선일 때 12개월 예상 PER은 10.5배 수준으로 비싸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의 저평가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글로벌 자금이 빠져나갔고 이는 코스피 조정의 이유가 됐다는 점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때문에 다우존스 산업지수가 이틀째 조정을 받고 S&P500지수도 나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점은 오히려 반갑기까지 하다.
미 증시가 급등에 따른 부담감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그동안 싸진 국내 증시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유지되거나 상향 조정되고 있어 지수가 떨어질수록 상대적으로 가격 매력은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선진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수준에 있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굳이 한국 증시에서 차익실현을 하고 선진국 시장으로 이동할 이유가 없어지고 있다고 곽 연구원은 판단했다.
박승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상대적 투자 메리트가 훼손됐다"며 "그러나 미국의 기업익 추정치는 추가 상향 여지가 작고 어닝시즌도 7부 능선을 넘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지금 각각 9.6배, 13.48배인 한국과 미국의 PER는 당분간 주가에 의해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연구원은 "미국 시장은 저평가 국면에서 벗어났고, 한국 시장은 단기 급락으로 저가 메리트가 생겼다"며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강도 역시 약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차츰 이머징 시장의 경기 모멘텀 회복도 기대되고 있어 선진국으로 이동했던 외국인 자금이 재차 국내 증시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경기선행지수 반전 시점이 임박했고 중국 역시 부동산 가격상승이 진정되기 시작하면 긴축 강도가 완화되면서 연착륙이 예상된다"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디레버리지 공포에서 벗어났지만 그렇다고 레버리지 확장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모멘텀이 일시적이나마 다소 둔화되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금리 안정과 달러 약세가 예상된다며 "중장기 외국인 자금의 이머징 유입이 재차 강화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9일 춘절 연휴 이후 개장한 중국 증시는 단기 자금시장의 안정과 춘절 기간 소비증가로 반등, 지난주 한 주간 5% 가까이 상승했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월 CPI(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9%로 집계되었다고 발표, 인플레 우려도 다소 완화됐다.
연초대비 11% 넘게 하락하며 가장 부진했던 인도 센섹스 지수도 한 주간 2% 넘게 상승했다. 인도 지수는 지난 10일 7개월만에 최저치를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머징 증시의 반격이 시작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들의 귀환 여부에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제 > 증시 현황' 카테고리의 다른 글
美 증시 3주 연속 상승, 다우 0.6% 올라(종합) (0) | 2011.02.20 |
---|---|
"中 긴축은 오히려 기회…올 상반기 2300 예상" (0) | 2011.02.20 |
한은, 기준금리 2.75%로 동결(종합) (0) | 2011.02.11 |
"철강주, 제품가격 인상 힘들 것" - 유진투자證 (0) | 2011.02.09 |
윤증현 "'5%성장·3% 물가안정' 위해 모든 정책 활용" (0) | 2011.0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