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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환율

환율 떨어지자 내수株 화색 돈다

환율 떨어지자 내수株 화색 돈다

  • 입력 : 2011.02.08 21:33

어제 1달러=1104.7원, 10개월만에 최저치로… 식음료·유통업종 등 수혜
"환율 낮을때 수출주 매수… 역발상 투자도 고려할만"

환율이 1100원대로 내려가면서(원화 가치 상승) 원화 강세 수혜주가 들썩이고 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2.8원 내린 1104.7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작년 4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저치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원화 매수세에 힘입어 환율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2008년 금융위기 전 원화가 달러화당 900원대에 거래되던 것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환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에서도 내수주 등 환율 하락 수혜주에 주목하고 있다.

환율 하락할수록 웃는 내수주들

환율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에서는 내수주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은행을 제외한 식·음료, 유통 등 내수주를 원화 강세의 대표적 수혜주로 꼽았다. 원화 가치가 오르면 수입 물가가 낮아지고 국내 구매력이 개선되기 때문에 소비와 밀접한 내수주에 좋게 반영된다.

이 센터장은 "오리온, CJ제일제당과 같은 식·음료 회사들은 대부분의 원료를 수입하고 국내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종목들"이라며 수입 물가 하락의 효과를 설명했다. 오리온은 환율이 1160원대를 기록하던 작년 8월 35만2500원대에 거래됐지만, 현재 41만1000원에 거래 중이다. 이 센터장은 원료 비용의 감소로 인한 수익성 증가가 실제 기업의 영업이익에 반영되려면 최소한 3개월 이상 걸린다고 덧붙였다. 환율의 변화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당장 주가에 나타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한국투자증권 김정훈 투자전략팀장은 원화가 강세를 보일 때 수입 기업이 유리하지만, 주가 상승률이 월등하게 높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롯데제과는 지난 3개월 동안 133만3000원에서 138만9000원으로 약 4% 상승했고, 현대백화점은 12만6000원에서 13만3000원으로 5%가량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에 코스피지수는 6% 올랐다.

환율 수혜기업도 원자재 값과 정부 물가정책이 문제

전통적 의미의 '환율하락 수혜주'라도 고려해야 할 변수는 있다. 원자재가격과 정부 정책이다.

원래는 항공사도 원화 강세에 따른 수혜주에 속한다. 그러나 최근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수입 물가 수혜 효과는 반감된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환율 하락 시 원유 수입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 항공사도 수혜를 입는 편이지만 요즘에는 원화와 유가가 함께 강세라서 환율 하락에 따른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6개월 동안 주가가 6% 하락해 현재 7만3400원에 거래 중이다.

또 CJ제일제당도 6개월 전에 비해 주가가 약 11% 빠졌다. 국제 원당과 밀 가격이 상승하면서 원가 부담이 커졌음에도 식료품 가격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원화 강세 보일 때 수출주는 조심해야지만

환율이 하락할수록 수출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진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팀장은 "환율 강세가 최근 수출주에 악재로 작용해 주가가 많이 내려간 편"이라면서 IT나 반도체, 자동차 종목들이 원화 강세에 민감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환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 기업 채산성에 영향을 미치지만, 환율 하락세가 완만하면 기업이 환율 변동에 대응할 시간이 있다"면서 예상보다 둔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미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을 감안, 환율이 낮을 때 수출주나 조선주를 사놓는 '역발상'의 투자도 고려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