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많이 올랐으니…" 외국인의 변심
한달새 1조1380억 순매도, 급등한 종목은 차익실현… 실적 나쁜 종목도 "팔자"
지난 한 해 '바이코리아'를 외치며 국내 증시에 큰 관심을 보인 외국인들이 변심(變心)한 걸까.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장중 500억원 넘게 매도하다 매수전환하기도 했지만 결국 821억원 순매도(매도에서 매수를 뺀 것)했다. 외국인들은 지난 1월 둘째 주, 2010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주간 기준으로 순매도를 기록하더니 그 후 매도세가 점차 거세지고 있다.
◆급등한 주는 차익실현 대상
외국계 증권사 임원들은 외국인이 주식을 파는 것에 대해 "현재 코스피지수가 고점 부근에서 오르내리고 있어 '차익실현'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즉 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이 많은 외국인들이 신흥국에서 투자비중을 축소할 때는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 위주로 수익을 먹고 빠진다는 것이다.
외국계 A 증권사 임원은 "주가가 설정했던 목표주가에 도달하면 주식이 더 오를 것 같아도 파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국인이 지난달 10일부터 가장 많이 팔았던 상위 종목 11개 가운데 절반가량은 2010년 이후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돌았던 종목이다. 기아자동차는 2010년 이후 183%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3% 상승한 것과 비교했을 때 8배 높은 상승률이다. 이 외에도 현대중공업(166%), 대우조선해양(110%), GS(130%), 현대모비스(50%) 등이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의 경우 올해의 급상승이 돋보였다. 연초 이후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1%를 넘지 못한 상황에서 현대건설은 20% 넘게 올랐다.
◆실적 나쁘면 투자 전망 수정
실적이 부진하다고 항상 주식을 파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실적이 안 좋으면 놀라는 것은 국내투자자나 외국투자자나 마찬가지다. 신세계, 삼성SDI의 경우 최근 실망스러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외국인들을 놀라게 했다.
신세계는 지난 4분기에 전년도보다 8.1% 감소한 238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증권사들은 시장의 전망치를 밑돈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4분기 어닝쇼크(예상보다 저조한 실적)를 기록한 삼성SDI는 27일 지난 4분기 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으로 14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과 전분기 대비 각각 73.6%, 88% 감소한 것이다.
◆신평사·외국계 증권사의 경고
국제신용평가사의 경고와 외국계 증권사의 부정적인 투자의견 또한 외국인의 매도세를 부추기는 경우도 있다. 외국인 자금은 대체로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들어오기 때문이다.
지난달 10일부터 외국인이 2800억원가량 순매도하며 가장 많이 판 포스코도 지난 17일 무디스가 "대한통운 인수 고려 등 공격적인 확장 전략으로 중기적 재무 상황이 취약해지면 현재의 'A2'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수 있다"고 언급한 후 매도가 쏟아졌다. 이날 외국인은 포스코를 290억원 가까이 순매도하며 일일 기준 두 번째로 가장 많이 팔았다.
또한 대한해운이 지난달 25일 경영정상화를 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외국계 증권사 UBS는 다음 날 위험 노출도가 큰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25일부터 이틀간 외국인들은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을 각각 187억원, 139억원 대거 순매도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또한 지난 25일 NHN이 일본에서의 검색시장 입지 확대, 신규게임 테라(TERA) 효과 등의 호재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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