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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식

[증시閑담] 주가는 펄펄 나는데 증권사는 울상?

[증시閑담] 주가는 펄펄 나는데 증권사는 울상?

입력 : 2011.02.05 16:06

요즘 주가가 사상 최고인데요. 신나야할 증권사들은 정작 울상이랍니다.

예전에는 주가가 많이 오르면 거래대금도 늘어나고 자연히 증권사 수익도 늘어났죠. 하지만 요즘은 주가는 사상 최고이지만 정작 거래 대금은 별로 늘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또 수수료가 예전에 비해 많이 떨어져서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거래대금)로는 재미를 보지 못하는 겁니다.

수수료 하락은 IT 기술발전도 한 몫 했습니다. 최근 투자자들은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예전처럼 증권사 지점을 찾아가기보다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거래합니다. 여기에 증권사들은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경쟁적으로 시장 점유율 경쟁에 나섰습니다. 근데 서로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수수료를 거의 무료로 하는 곳도 많았죠. 일단 고객을 확보하고 보자는 전략이었습니다.

S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과거에는 사상최고가를 찍으며 보너스 잔치에 여의도 술집이 호황이었지만 요즘은 보너스 이야기는 쑥 들어갔다"고 말합니다.

증권 데이터 전문 기업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7개사 중 지난 2010년 3분기(9월~12월) 매출액이 전년동기보다 감소한 증권사는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미래에셋증권, 현대증권, 대신증권 5개사로 조사됐습니다. 전분기보다 감소한 증권사는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동양종합금융증권, 대신증권 6개사로 집계됐습니다. 증권사들의 상황이 간단치 않음을 보여줍니다.

물론 2009년에는 금리가 낮아 채권수익을 많이 봤지만 2010년에는 금리가 오르는 추세라 채권 쪽에서 증권사들이 수익을 많이 못 본 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가와 증권사 수익의 상관관계가 떨어졌다는 데는 모두 동의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에 증권사들은 너도나도 위탁매매 외에 다른 업무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우증권은 해외수익과 금융자산 확대에, 우리투자증권은 자산관리를 비롯한 IB(투자은행)에, 삼성증권은 자산관리와 랩 상품(증권사가 고객의 돈을 직ㆍ간접으로 운용해 주는 자산관리 상품)에, 하나대투증권은 랩 상품과 IB 부분에, HMC투자증권은 IB 부문에, 신영증권은 금융상품 판매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특성화에 성과를 본 곳도 많지만 아직은 뚜렷한 특성을 못 가진 증권사가 더 많습니다. 증권가의 한 임원은 "현재 증권사는 키움증권과 삼성증권만 있다는 말도 있다"며 "키움증권은 온라인거래로, 삼성증권은 랩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지만, 나머지는 아직 다 똑같다"고 말했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 신보성 실장은 "증권사들이 동질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자산관리, 트레이딩, 해외진출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자본력에 따른 성과 차이가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2011년을 기점으로 증권사들의 시장지배력 차이가 분명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앞으로 증권사들이 변신과 경쟁과정을 거쳐 어떤 모습으로 살아남을 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