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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환율

원화 환율 뚝뚝… 손놓은 당국 속사정은?

입력 : 2016.04.20 22:52

場中 1120원대까지 하락
美 '환율조작 의심국' 지정 우려… 외환당국 적극적 개입 꺼려
전문가 "원화 강세 당분간 계속"

올 들어 출렁인 원·달러 환율 추이

미국이 우리나라를 환율조작 의심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5개월여 만에 장중(場中) 달러당 1120원대까지 내려갔다.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외환 당국이 환율 하락에 속수무책일 것이라는 심리 때문에 환율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환율이 하락(원화 강세)하고 있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1.1원 내린 1135.2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 한때 원·달러 환율은 작년 11월 이후 5개월 만에 최저치인 1120원대까지 내려갔지만 중국 증시가 2% 이상 하락하면서 투자 심리가 불안해져 오후엔 점진적으로 오른 채 마감했다.

◇환율보고서 앞두고 숨죽이는 외환 당국

외환 당국이 내부적으로 정한 원·달러 환율 밴드가 달러당 1140~1240원이라고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지난 2월 19일 환율이 장중 달러당 1235원까지 오르자 외환 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선 것을 두고 이같이 추론한다. 외환 당국은 환율의 급변동을 조절하기 위해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을 한다.

그런데 19일 1차 지지선인 1140원대가 뚫렸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2분기 이후 회복 전망을 내놓은 게 영향을 미쳤다. 외환 당국이 이날 5억~7억달러어치 달러를 사들였지만 추가 매수는 못 한 것으로 외환 딜러들은 추정했다.

이를 두고 외환 당국이 미국의 환율보고서를 우려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조만간 공개될 보고서에 한국이 환율조작 의심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으로부터 통상·투자 제재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만에 하나라도 포함될 경우를 대비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외환 딜러는 "외환 당국이 적극 시장 개입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심리 때문에 원화 강세에 대한 베팅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단기적으로 1000원대까지 내려갈 수도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 약세, 원화 강세'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다음 주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이며, 국제유가도 조금씩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쿠웨이트 석유 기업 파업과 나이지리아 송유관 화재 등으 로 19일 국제유가(WTI)는 전날보다 3.3% 오른 배럴당 41.1달러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은 최근 일주일 새 국내 증시에서 1조원 순매수(매수가 매도보다 큰 것)하면서 원화 강세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고규연 KEB하나은행 외환파생상품운용부 과장은 "달러당 1140원 선까지 깨지면서 1120원은 물론 1100원대까지 환율이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