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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증시 현황

'매수 전환' 기관 장바구니 살펴보니

연초 7469억 매도폭탄서 9일 1036억 첫 매수 전환
실적발표 삼성전자 비롯 삼성전기·SDS 등 사들여

새해 벽두부터 기관투자가 들이 코스피시장에 매도폭탄을 던진 기관이 매수 우위로 전환하면서 코스피 지수도 1% 이상 오른 1920선에 안착했다. 연초 기관은 삼성SDS,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 실적 전망이 밝은 삼성그룹주와 인터넷·게임·엔터주 등을 담았다.

■기관, 챙기는 종목은 따로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036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이 2817억원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이 1348억원 물량을 소화하면서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0.05포인트(1.05%) 오른 1924.70에 마감했다.

기관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수 우위를 보인 8거래일 만이며 올 들어서는 처음이다. 기관은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30일부터 전날까지 순매도하며 모두 7469억원 규모의 주식을 던졌다. 최근 부진했던 코스피 지수도 기관의 매도 물량에 따른 부담이 컸다. 기관은 이날 모처럼 매수에 나섰지만 완전한 '사자' 국면으로의 전환은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기관은 삼성그룹주 가운데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SDS, 삼성전기 등을 주로 매수했다. 새해 들어 기관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종목은 삼성SDS다. 기관은 지난 2일부터 삼성SDS 주식 598억원을 매수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삼성SDS의 4·4분기 실적은 매출액 2조1995억원, 영업이익 175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22%, 34%씩 증가할 것"이라며 "지난 3·4분기 부진했던 물류 업무처리 아웃소싱(BPO) 매출이 회복하고 정보기술(IT) 서비스도 계절적 성수기 효과를 보며 성장성이 다시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기관 자금이 집중되는 종목이다. 올해 기관은 삼성전자 주식 536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4분기 영업이익 5조2000억원은 당초 기대치인 4조8000억원을 웃도는 실적"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50만원에서 165만원으로 상향했다.

기관은 또 삼성전자 실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삼성전기 주식도 528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더불어 NAVER, 현대위아, 호텔신라, LG전자, 엔씨소프트 등도 기관이 대거 순매수한 종목이다.

■연초엔 역시 중소형주 '앓이'

최근 매매동향을 보면 사실 기관은 연초 코스피 대형주 대신 코스닥 중소형주를 택했다. 기관은 12월 30일부터 이날까지 8일 연속 코스닥 주식 2639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이는 코스피 주식 순매도 시점과 일치한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중소형주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이는 전체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면서 "게다가 실적 시즌까지 겹쳐 실적 기대감이 높은 중소형주의 경우 더욱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올해 코스닥에서 기관이 담고 있는 종목은 다음카카오, 컴투스, CJ E&M,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인터넷·게임·엔터주로 요약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