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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증시 현황

코스피 2000 넘으니 펀드 환매행진 '또'

코스피 2000 넘으니 펀드 환매행진 '또'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금리·환율 등 외국인 투자에 비우호적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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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깜짝실적 발표로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서자 국내 주식형 펀드의 환매가 이어지고 있다. 금리, 환율 등 외국인들의 수급을 이끌 유인도 부족해 수급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지난 7일부터 16일까지 7거래일 연속 환매가 지속되며 총 5623억원이 빠져나갔다. 자산운용사들이 대부분인 투신권은 7일부터 전날까지 3172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 판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7일 코스피가 8월10일 이후 약 두 달만에 2000선을 회복하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의 자금 순유출이 본격화 된 것이다.

그 동안 펀드 환매는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설 때마다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며 코스피의 추가 상승에 발목을 잡았다. 지난 3월초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 4월 중순들어 3년8개월만에 2100선을 재탈환했을 때에도 펀드 환매 매물이 걸림돌이 됐다. 지난 3~5월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총 4조7582억원이 빠져나갔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형 펀드가 최근 몇 년 동안 2000선 이상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2000선 이하로 떨어지면 저가매수하는 패턴을 반복돼왔던 만큼 최근 환매도 예상했던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국내 투자자와는 달리 외국인의 경우 1950선 이상에서 주식을 매수하는 경향이 강해 외국인의 추가 매수 지속 여부가 코스피 추가상승의 변수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지난 3~5월 외국인은 9조원 가량 코스피 주식을 사들이며 코스피의 하락을 방어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는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일만한 환경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최근 외국인 매수를 이끌었던 원화강세(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주춤하면서 연말로 갈수록 원화 약세 기조가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9월 초 1200원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현재 1120원대까지 내려와있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외국인은 이번에 코스피가 2000포인트 위로 올라오는데 기여한게 별로 없고 앞으로도 기조가 크게 바뀔 것 같지 않다"며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원화가 쌀 때 국내증시에 들어와 절상되면 팔고 나가는데 지금 들어오기는 망설여지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 3분기 삼성전자를 비롯한 기업들의 실적은 환율효과를 누렸지만 4분기는 불확실성이 크다"며 "외국인은 3분기 호실적이 발표될 때를 오히려 매도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부 펀드매니저들은 단기적으로 시장을 주도했던 대형주가 쉬어가고 중소형주들이 다시 강세를 띨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 속에서도 중소형주 투자 비중이 높은 삼성중소형FOCUS 펀드, 메리츠코리아 펀드, KB중소형주포커스 펀드로는 이달 200억~300억원 규모의 자금 유입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