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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증시 현황

[내일의전략]순조로운 출발, 변수는 外人

[내일의전략]순조로운 출발, 변수는 外人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코스피 0.57%, 코스닥 1.98%상승.. "유로존 변수따라 외국인 자금흐름 변화올 듯"]
2015년 을미년 첫 거래일에서 코스피·코스닥지수가 동반상승하는 순조로운 흐름이 나타났다. 대형주, 중·소형주의 엇갈린 흐름이 나타나곤 했던 예년과는 달랐다는 평가다.

다만 유로존 양적완화, 그리스 총선 등의 변수로 촉발될 수 있는 외국인 자금흐름의 변화가 코스피·코스닥의 상대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일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일 대비 0.57% 오른 1926.44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1910선으로 밀린 후 하루만에 192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도 1.98% 오른 553.73으로 거래를 마치며 지난해 10월31일(558.70) 이후 2개월여만에 최고치로 마감했다.

양 시장 모두 상승종목이 우세했다. 코스피에서는 상한가 5개 등 상승종목이 402개로 하락종목 수(387개, 하한가 1개 포함)를 웃돌았다. 코스닥에서도 상한가 15개 등 668개 종목이 상승마감, 지난해 11월초 이후 약 2개월만에 상승종목 수가 가장 많았다.

지수흐름 등으로만 보면 양 지수가 동반상승했지만 각각의 시장을 끌어올린 주체들은 상이했다. 이날 외국인이 소규모이나마 203억원을 순매수, 사흘만에 매수우위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코스피도 장 초반 약세를 딛고 강세로 마감할 수 있었다.

특히 외국인은 코스피 시총상위 100개로 구성된 대형주지수에서만 코스피 전체 순매수규모보다 3배 이상에 달하는 694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에서는 기관이 매수주체로 나서며 코스닥지수의 550 안착에 기여했다. 대형주, 중소형주에 대한 외국인 및 기관의 엇갈린 선호도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증권가에서는 1월에 대형주, 중소형주 중 어느 쪽이 상대적 수익률이 더 나을지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관건은 외국인 자금흐름이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증시로 유입될지 여부다. 외국인 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될 경우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현재처럼 외국인이 한국증시에 냉랭한 가운데 기관이 장을 떠받치는 데 그칠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코스닥이 수혜를 볼 수 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증시에 대한 주요 수급주체가 외국인인 시기에는 대형주·코스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기관이 수급주체로 나선 시기에는 소형주·코스닥이 유리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상장사들의 지난해 4분기 및 올해 실적모멘텀이 아직 살아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 자금흐름에 영향을 주는 변수는 결국 대외변수다. 이달 중 외국인 자금흐름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는 이날 22일 예정돼 있는 ECB(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에서 발표될 양적완화의 수위, 25일 총선 이후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우려 심화여부 등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쪽에 속한다. 오 팀장은 "ECB가 국채매입을 선언하게 되면 이는 유로존 탈퇴 등으로 논란을 겪는 그리스에 일종의 인센티브를 주는 셈이 된다"며 "양적완화 자체로 인한 유동성확대 외에도 유로존에 대한 우려를 가라앉히는 2가지 효과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CB의 양적완화 발표로 외국인 투자심리가 살아나면 우리 증시도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 팀장은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 팀장이 내놓은 이달 코스피밴드 고점은 2000이다.

반면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 부장은 보수적인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김 부장은 "ECB가 은행보유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양적완화를 실시할 경우 해당자금이 민간영역 대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은행의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이 끝나지 않은 경우에는 돈이 돌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부장은 "코스피지수의 흐름도 지난해 10~12월처럼 고점 1970~1980아래에 머물 것"이라며 "약세장이 더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 부장이 제시한 1월 코스피밴드는 1870~197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