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환율

"환율, 이집트 사태에도 상승폭 크지 않을 듯"

이집트의 반(反)정부 시위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0원 가까이 급등했지만 상승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단기적으로 설 연휴를 앞두고 수출업체들의 대규모 달러 매물이 기다리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그간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학습효과로 위험 회피 심리가 단기에 끝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0원 가까이 급등한 1123~1124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설 연휴를 앞두고 거래량이 많지 않은데다 1120원대 초중반에서 계속 쏟아지는 달러 매물 때문에 상승폭은 더 이상 확대되지 않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고 작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대부분 단타(短打)에 그쳤다는 점도 반영됐다. 조재성 신한은행 연구원은 “이집트발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로 환율이 상승하겠지만 과거 지정학적 리스크에 의한 외환시장 급등락이 단기에 끝났다는 점에 비춰볼 때 상승폭이 커질 경우 달러 매물도 급증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 시위로 약세를 유지해 오던 달러가 강세를 보인 점은 의미있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77대에서 78대로 상승했고, 유로화에 대해서도 강세를 기록했다.

원유와 금 등 원자재가격도 급등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4% 넘게 급등했다.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데도 호주 달러 등 상품통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원자재가격이 상식을 웃도는 수준까지 오른다면 국내 수입물가 등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중동의 원유 운송 통로였던 수에즈 운하의 폐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시장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다. 달러 강세가 이어진다면 원화 약세로 국내의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도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