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에 투자 집중, 펀드보다 수익률 좋아… 수수료 비싸고 위험
결혼 자금을 준비하기 위해 각종 계좌를 정리하던 A씨는 몇년 전 개설한 해외 주식계좌를 확인하고는 깜짝 놀랐다. 지난 2008년에 홍콩증시에서 40여만원에 산 중국 기업 하이얼 주식이 600% 넘게 올라 투자금이 200만원으로 불어 있었기 때문이다.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자유자재로 해외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되면서 국내 주식을 사고팔듯이 해외 주식을 직접 거래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다만 높은 중개 수수료와 환율 변동 위험 등은 유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해외 직접 투자액 증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채권 직접 투자 규모는 125억3000만달러(약 14조원)로 지난해보다 28% 늘었다. 외화 증권 투자 규모는 지난 2008년에는 47억7000만달러 정도였다.
조지연 신한금융투자 해외 주식팀 과장은 "증권사의 해외 주식 영업이 경쟁적으로 이뤄지는 추세"라면서 "코스피지수가 2100 수준에 이르며, 대안 투자로서 해외 주식 직접 투자를 하려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펀드보다 '알 만한 기업' 수익률이 좋았다
작년 뉴욕 증시에서 애플의 주가는 아이폰4와 아이패드 판매 호조에 힘입어 53%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북미 주식펀드의 상승률 13.7%(펀드 평가사 제로인 집계)를 4배 가까이 웃도는 것이다. '아이폰4 대신 애플의 주식을 샀어야 한다'는 말이 와 닿는 대목이다.
홍콩 증시에서 '중국의 삼성전자'라 할 수 있는 하이얼의 주가는 지난해 내수 호조 영향으로 78% 올랐다. 지난해 중국 투자펀드의 상승률은 3%에도 못 미쳤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 지역은 미국과 중국(대부분 홍콩)에 집중돼 있다.
미국 증시에는 애플, 구글 등 누구나 알 만한 친근한 기업이 다수 상장돼 있다. 또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해외 기업의 주식예탁증서(ADR)를 통해 전 세계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세계 최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으로서 약 6000개의 ETF가 거래되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설탕·팔라듐 ETF 등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ETF에 투자할 수 있다.
홍콩 증시는 성장성이 높은 중국 기업에 직접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외국인이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투자할 수 있는 종목이 매우 적다. 따라서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꼼꼼히 따지고 투자해야
해외 주식 직접 투자는 한 국가의 대표 지수나 여러 기업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 투자와 달리 위험이 크기 마련이다. 미국과 홍콩 증시 모두 국내 증시와 달리 일일 가격 제한폭이 없다. 하루 만에 주식이 수십 퍼센트(%) 오르기도 하지만 단번에 휴지 조각이 될 수도 있다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또 중개 수수료가 높기 때문에 빈번한 거래는 자제하는 게 좋다. 해외 주식 중개 수수료는 투자 대상 국가와 증권사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통상 0.3~0.6% 수준으로, 국내 주식 수수료보다 배 이상 비싸다. 전화보다는 HTS를 통한 온라인 거래가 비용이 싸다.
차익에 부과되는 세금도 고려해야 한다. 해외 주식 투자에는 주식 거래세가 적용되지 않지만 연간 차익이 250만원을 초과할 경우 양도소득세와 이에 대한 주민세를 합친 총 22%의 세금을 내야 한다. 차익이 1000만원이라면 750만원의 22%인 165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것.
환율 변동도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 주가가 내리지 않았더라도 환 손실에 따라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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