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택 트러스톤자산운용 사장 "외국인 매수 계속될 듯… 수출주와 금융주 유망"
황성택 트러스톤자산운용 사장은 "세 가지 신호가 나오면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첫째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5%를 넘어갈 때다. 채권과 주식은 대체재 관계에 있으므로 채권의 금리가 높아지면 주식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둘째는 주식시장의 주가수익배율(PER)이 14배 이상으로 올라갈 때다. 그는 "PER이 14배라는 것은 주식으로 얻을 수 있는 기대수익이 연 7%라는 뜻이므로, 안전자산인 예금 대신 굳이 위험자산인 주식을 택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셋째는 미국의 30년 모기지금리가 6%를 넘어갈 때다. 모기지금리가 올라가면 미국 가계의 이자 부담이 늘고 소비 여력이 줄어 미국의 경기가 악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 황성택 트러스톤자산운용 사장은“주식시장이 올해와 내년까지 15~20%쯤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준헌 객원기자 heon@chosun.com
그가 주식을 팔아야 할 타이밍에 대해 설명한 이유는 "아직도 주식을 사야 할 때"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강조하기 위해서다. 현재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3.79%, 한국 증시의 PER은 10.8배(MSCI 12개월 예상 기준), 미국의 30년 모기지금리는 4.7%대다. 황 사장은 "여유자금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70% 정도를 국내 주식형펀드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코스피지수가 1500~ 1600대에 머물던 2009년 말부터 "한국 증시가 앞으로 2~3년간 연평균 15~20%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며, 2010년 말쯤 코스피지수가 2000까지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시에는 '허풍'이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예상이 맞았다. 그는 한국 증시가 내년까지 상승세를 이어가 올해는 코스피지수가 2400, 내년에는 2800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하면서 그 이후부터는 '지루한'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한국 증시를 낙관적으로 보는 근거로 미국을 꼽았다.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이전에 가계소비 증가는 빚을 끌어다 쓰는 불건전한 소비였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빚을 갚고 저축을 늘리면서 가계가 건전해졌습니다. 올해 3분기쯤부터는 건전한 소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겁니다. 수급 측면에서도 외국인의 '바이(buy) 코리아'는 계속될 것입니다. 몰라보게 탄탄해진 한국 경제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죠."
황 사장은 옛 현대종합금융에서 시작해 현재 펀드매니저 경력 17년째다. 1998년 IMM투자자문을 설립했고, 2008년 자산운용사로 전환하면서 칭기스칸 펀드를 내놓았다. 최근 몇 년간 꾸준히 고수익을 내면서 트러스톤자산운용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2009년 말 1956억원에서 2010년 말 5844억원으로 두배 넘게 늘었다.
황 사장은 올해 압축형 펀드보다는 인덱스 펀드나 일반 주식형 펀드가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미국 경기 회복에 따른 IT와 자동차 등 수출주 ▲기업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소재·산업재 기업 ▲본격적인 레버리징(대출 확대)이 예상되는 금융주를 유망하다고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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