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 자산가방미의 창업 비법, 200억대 자산 가지고도 미국행 결심
뉴요커 겨냥한 주얼리 가게로 대박… 도매시장 발품 팔고 직접 디자인까지
"임대료는 매출의 30% 이내가 적당 매장 주무르는 멀티플레이어 돼야 성공"
"은퇴하면 가게나 하나 차려볼까." 막연히 이런 생각만 하고서 아무 생각 없이 직장 생활만 하고 있진 않은지? '은퇴 창업'이란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지금 수많은 퇴직자가 창업 전선으로 내몰리고 있다. 그러나 장사를 하면 열에 아홉은 망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현실은 차갑고 냉혹하다. 그런데 말 통하는 한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사업을, 전 세계인이 사투를 벌이는 비즈니스의 전쟁터 뉴욕에서 겁도 없이 도전해 성공한 여성이 있다. 5년 전 미국으로 떠나 300억원대로 자산을 불린 가수 출신 방미씨를 머니섹션 M이 만났다.
"1인 5역을 해낼 자신이 없으면 장사하지 마세요."
80년대 '날 보러와요'란 노래로 인기를 누렸던 가수 방미(50)씨가 1년에 200만달러(약 22억원)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사업가로 변신해 귀국했다. 지난 2008년 '200억대 부동산 재벌'이란 타이틀을 버리고 미국으로 건너간 방씨는 뉴욕 맨해튼에 'MeaeBang'이란 보석가게를 열었다.
한국도 아닌 미국이란 낯선 땅에서 겁 없이 도전한 창업이었는데, 5년 만에 현지 직원 10여명이 일하는 어엿한 중소기업체로 키워냈다. 뉴욕은 전 세계인들이 몰려들어 사활을 걸고 싸우는 비즈니스의 정글인데, 대기업 브랜드의 도움도 없이 혼자 힘으로 당당히 살아남은 것이다. 뉴욕 한복판에서 여심(女心)을 흔드는 것만으론 부족했던지 다음 달엔 서울 압구정동에 체인점을 열 계획이라고 한다.
사업을 하면서 부지런히 돈을 쉬지 않고 '굴린' 덕분에 방씨의 자산 규모도 300억원으로 불어났다. 연예인이었던 그가 살벌한 비즈니스 정글에서 살아남은 비결은 뭘까. 머니섹션 M이 한국을 찾은 방씨를 만나 예비 창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성공 노하우를 들어봤다.
◇입지 정할 땐 철저한 분석부터
방씨의 맨해튼 보석가게는 원래 친척이 운영하던 곳이었다. 2008년 도미한 방씨가 사업 기회를 엿보던 중 전격적으로 인수하게 됐다. 주변에선 '망하는 건 시간문제'라며 수군거렸다.
가게를 사들인 방씨는 장사가 부진한 이유부터 꼼꼼히 분석했다. "1달러도 안 되는 싸구려 액세서리만 잔뜩 팔고 있었는데, 트렌디한 뉴요커들이 자주 오가는 가게 입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죠." 방씨는 옛날 물건들은 싹 버린 다음 매장을 새로 디자인했다. 뉴요커들의 감각에 맞게 거칠면서도 색깔이 뚜렷한 액세서리들로 매장을 꾸민 것이다.
남대문 보석 도매시장을 밤새도록 누비면서 경쟁력 있는 공장들도 찾아냈다. 뉴욕에는 파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보석을 촘촘하게 박은 고급스러운 이브닝백도 직접 디자인해 선보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다른 가게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하고 정교한 상품들이 많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미국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자리잡은 것이다.
방씨는 "현역 시절에 콧대 세우며 노래만 랄랄라 부르고 남들이 떠먹여 주는 대로만 살았으면 이런 성공을 꿰차지 못했을 것"이라며 "시간 날 때마다 해외여행을 숱하게 다니면서 사고의 폭을 넓히고 사회 변화에 눈뜨기 위해 책을 많이 읽은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풍부한 경험과 실전 노하우를 갖기 위해 오랜 시간 준비해 왔기에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겁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명함을 버려야 성공한다
- ▲ “매장 디스플레이도 전부 제가 다 한다니까요!”사진을 찍자고 하자 방씨가 이브닝백들을 테이블 위에 직접 진열했다. 방씨의 블로그엔 그동안 뉴욕에서 치열하게 싸우며 사업을 일으킨 과정이 생생하게 나와 있다. / 허영한 기자 younghan@chosun.com
방씨의 사업 성공은 여러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거둔 값진 결실이었다. 그는 한국에서 커피집 사장도 해보고 설렁탕집도 인수해 경영해보는 등 여러 사업에 손댔지만 쓴맛만 봤다.
"애당초 업종 선택부터 잘못됐어요. 요리를 좋아하는 체질도 아닌데…. 당연히 돈을 벌지 못했죠." 연예인 출신 특유의 '공주' 기질도 걸림돌이었다. "사장이면서도 남한테 시키기만 하고 내손으로 직접 한 건 하나도 없었죠. 사장이 다 알고 있어야 종업원도 제대로 부릴 수 있는 건데 말입니다."
미국으로 건너가 창업에 도전한 것도 한국에선 '체면'을 버리기가 힘들어서였다고 한다. "현역 시절 명함에 연연하면 성공할 수 없어요. '내가 이래 봐도 대기업 임원 출신인데 험한 일은 할 수 없지' 이렇게 안이한 생각으로 장사하면 무조건 망합니다."
방씨는 "장사를 한다면 상품을 떼어와 예쁘게 진열해 손님에게 팔고, 나중에 매장을 청소하고, 고용인을 관리하는 것까지 혼자서 다 할 수 있는 말 그대로 1인 5역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를 잊고 말 그대로 망가져야만 성공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렌트비 비싼 곳은 위험구역
방씨가 입주하는 압구정동 가게는 지난 2년간 부동산업자들을 괴롭혀서 찾아낸 입지라고 한다. 권리금 없이 들어갈 수 있는 매장을 찾기 위해 '지독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끈질기게 발품을 팔았다. 방씨는 왜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에 주목한 걸까?
"요즘 신사동 가로수길이 뜨니까 압구정 로데오 거리를 떠나는 점주들이 많아요. 그래서 로데오 쪽 렌트비나 권리금은 옛날보다 많이 싸졌어요." 그는 렌트비가 비싼 곳은 위험구역이니까 아예 눈길도 주지 말라고 했다. "장사란 게 보람이 있어야 하잖아요. 땀 흘린 노동의 대가가 나와야 신이 나는데, 렌트비랑 직원들 월급 주고 나서 손가락만 빨게 된다면 보람이 없죠. 렌트비 비싼 곳은 자금이 많은 대기업이 아니라면 장사해선 안 돼요."
업종마다 달라질 수 있지만 월세는 매출의 30% 이내로 낮아야 한다고 한다. 예비 창업자는 당장 가게문부터 열 게 아니라 같은 업종의 가게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충분한 '수업'을 받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단돈 100만원이라도 받으면서 남의 밑에서 경험을 쌓고 준비를 철저히 한 후에 장사를 하라는 것이다. "장사가 쉬워 보이죠? 저쪽 가게엔 손님이 많은데 우리집엔 한 명도 없으면 정말 피가 말립니다." 아침에 눈만 뜨면 비슷한 가게가 문을 여는 등 경쟁자가 많은 시장(레드오션)은 돈도 안 되고 머리도 아프니 뛰어들지 말라고 했다.
"경쟁자가 많으면 매시간 손님 있냐 없냐만 챙기게 되거든요." 사업 아이템은 사장 스스로가 일하면서 지루하지 않고, 그러면서 라이벌이 많지 않은 마니아 시장에서 골라보라고 했다. 다만 은퇴해서 그런 틈새시장을 찾는 것은 너무 늦다고 한다. 30~40대 현역 시절부터 본인 스스로 꾸준한 관심을 갖고 아이템을 찾아야만 길이 보인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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