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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재테크

농사 쫄딱 망한 40대女, 곱창 팔아 月4000만 `대박`


농사 쫄딱 망한 40대女, 곱창 팔아 月4000만 `대박`
정연순 `하우돈곱창` 신월점 사장 "넥타이부대 4~5명 월급 너끈히 벌죠"




정연순 "하우돈곱창" 신월점 사장이 직접 곱창을 요리하고 있다

"창업은 자신감입니다. `목 좋은 곳`도 중요하지만 맛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됩니다. 오히려 외진 곳을 선호하는 이유죠. 임대료가 싸거든요." 

정연순(47) 사장은 신월동에서 27평짜리 조그만 `하우돈곱창` 체인점을 운영한다. 하지만 가게 매출만은 웬만한 `대박집` 뺨친다. 

정 사장의 곱창집은 한달 평균 40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 한달에 1평당 약 150만원 정도 매출을 거두는 셈. 

순수익은 더 놀랍다. 곱창은 마진율이 좋아 100만원을 팔면 대략 40만원 정도가 손에 떨어진다. 정 사장이 한달 평균 4000만원 정도 매출을 올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월 1600만원 정도가 남는다. 웬만한 넥타이부대 4~5명치 월급이다. 

그렇다고 곱창값이 비싼것도 아니다. 곱창은 1인분에 7000원, 막창(돼지)은 1만원이다. 퇴근길에 주머니 사정 크게 걱정없이 소주 한잔 곁들이기에 안성맞춤이다. 

정 사장은 "가게에 테이블이 16개 정도 있는데 테이블당 2만5000원~3만원 정도 단가를 잡으면 하루 2~3회전 정도면 충분하다"며 "곱창집은 다른 가게와 달리 1차에서 저녁식사를 겸해 반주를 주로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회전율이 빠르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의 대박비결은 크게 3가지다. 무엇보다 맛이 우선. 그다음은 저렴한 임대료와 인건비를 줄이는 노하우다. 

"하우돈곱창" 신월점 외관. 깔끔한 인테리어가 인기 비결이다.

`하우돈곱창`은 곱창 고유의 누린내를 없애는 소스가 일품이다. 곱창은 아무리 잘 씻어도 냄새가 난다. 이 냄새를 잡아주는 게 바로 특제 소스다. `하우돈곱창`의 특제 소스는 각종 한약재를 사용해 곱창의 비릿한 냄새는 잠재우고 오히려 매콤한 맛에 끌리게 한다. 

낮은 임대료도 정 사장의 `하우돈곱창`이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이다. 신월동점의 경우 임대료가 보증금 4000만원, 월세 170만원 정도다. 특히 영등포점은 가게 규모가 고작 12평에 불과하지만 하루 100만원 이상의 매상을 거뜬히 올리고 있다. 

정 사장은 "인근 가장 잘되는 집의 곱창 맛을 봤더니 제가 만드는 것보다 훨씬 맛이 떨어졌다"며 "마침 임대료가 싼 가게가 있어 위치보다는 맛으로 승부하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고 밝혔다. 

인건비가 많이 들지 않다는 점도 장점이다. 

실제로 정 사장 가게에는 직원이 2명밖에 없다. 정 사장이 직접 곱창을 요리하고 주방담당 아주머니 한명과, 홀서빙을 담당하는 직원 한명이 전부다. 

정 사장은 "미역국과 깍둑이, 계란찜 등의 밑반찬과 마늘, 초장의 간단한 상차림이기 때문에 크게 손이 많이 가지 않는다"며 "곱창을 짤라서 요리하기 때문에 고기를 짤라 주는 등의 번거러움도 없다"고 설명했다. 

"하우돈곱창"의 대표 메뉴인 야채곱창

사실 `하우돈곱창`은 다른 프렌차이즈 음식점과 달리 크게 광고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입소문 만으로 벌써 가맹점이 30개까지 늘었다. 현재까지 장사가 안돼 문을 닫은 가맹점 역시 한군데도 없다. 본사의 체계적인 관리시스템과 안정적인 물류공급 덕택에 대부분 가맹점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창업비도 20평 기준으로 2000만원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경기불황과 창업 비수기 등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저렴한 가격에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서민음식이 곱창이라는 점과 궁합이 맞아 떨어진다. 

사실 정 사장이 처음부터 음식점을 한 건 아니다. 경남 진주에서 하우스 농사를 짓다 속된 말로 `홀랑 말아먹고` 무작정 서울로 상경했다. 피자집, 치킨집도 해봤다. 그러다 2007년 강서구 방화동에 소갈비 체인점을 열였다. 하지만 문 연지 딱 이틀만에 스스로 가게 문을 닫았다. 

정 사장은 "본사가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던 점이 많았고 고기도 질겼다"며 "손님들한테 고기를 내놓기가 떳떳하지 않다는 생각에 손해를 감수하고 폐점했다"고 말했다. 

가게 문을 닫았지만 정 사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문 닫은 다음날부터 인근 곱창집에 가서 20일 정도 곱창일을 직접 배웠다. 그리고는 문닫은 고기집 자리에 곱창으로 이른바 `재창업`을 했다.

정 사장은 "주변에 곱창 잘하고 손님 많은 가게가 있었는 데 `하우돈곱창`이 문을 열자 1년만에 다른 곳으로 옮기더라"며 "주변에 맛집으로 소문나 멀리서까지 찾아오면서 당시에도 한달 순수익이 1000만원을 넘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진짜 곱창으로 유명한 집 옆에 가게를 차려볼 생각"이라며 "장사가 잘되는 집은 그 주변에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겁니다. 맛으로 승부해서 이길 자신이 있기 때문이죠"라며 앞으로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