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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식

증시 `런치폭탄`이 두려워…여의도 `결식 증권맨` 속출

Stock & Talk
광고회사에 근무하는 직장인 이모씨(38)는 지난 10일 출근하면서 보유 중인 현대중공업 주식 일부를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씨는 점심을 먹고 자리로 돌아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확인했다가 깜짝 놀랐다.

식사 전까지만 해도 36만1000원이었던 주가가 돌아와 보니 2.21% 하락한 35만3000원으로 주저앉아버린 것.이씨는 결국 현대중공업 주식을 파는 걸 포기하고 다음 기회를 노리고 있다.
 
요즘 주식투자자에게 점심시간은 '공포의 시간'으로 통한다. 장중 변동성이 커져 점심시간에 주가가 무섭게 빠지는 경우가 잦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5일 이후 두드러지고 있다. 5일부터 12일까지 6거래일 동안 점심시간인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1시간 동안 코스피지수가 오른 날은 9일 하루에 불과했다.

8일이 극적이었다. 낮 12시에 1889.07이던 코스피지수는 오후 1시29분 1800.00으로 급락했다. 점심을 먹고 들어온 투자자들은 새파랗게 질렸다.

점심시간은 원래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주가 변동이 크지 않은 시간대로 통한다. 하지만 최근엔 거래가 급박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말 최대 94만주 수준이던 낮 12시~오후 1시의 분당 거래량은 12일 최대 346만여주로 늘어났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의 점심시간 풍경도 지난달과 비교해 많이 바뀌었다. '증권맨'들이 점심시간에도 자리를 비울 수 없어 식사를 도시락 등으로 대체하다 보니 식당에 손님이 줄었다.

여의도백화점 주변 A일식당 김모 사장은 "이번주(8~12일) 점심 매출이 지난주(1~5일)보다 30%가량 감소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