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거래일 연속 하락…2009년말 이후 최장 내림세
- 긴축 통화 정책 강화 영향…투자자들 돈 갚기 위해 주식 팔아
베트남 증시가 정부의 긴축적 통화정책 여파로 다시 곤두박질을 치고 있다. 20일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일곱 달만에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284개 기업과 5개의 펀드가 편입된 호치민시 증권 거래소의 VN 지수는 이날 전날보다 2.7% 떨어진 432.87에 장을 마쳤다. 지난 2009년 7월 이후 최장 기간 하락 행진을 이어가면서, 이번 주에만 9.8% 후퇴했다. 2009년 12월 이후 최대의 주간 낙폭이었다. 이 지수는 4년 전인 2007년 5월에 1113.1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나서 2009년 2월에 234.82로 거의 5분의 1토막이 났었다. 2년 전 600선대로 회복됐었지만, 다시 밀리기 시작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킴응 증권의 두이 코아 증권 비즈니스 부문 대표는 "긴축적 통화 정책이 강화돼 제조업체들이 은행으로부터 대출받기가 매우 어려워졌고, 주식 관련 대출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 메콩주택은행의 호앙 탁 란 연구원은 "많은 투자자가 정해진 시간 안에 돈을 갚기 위해 주식을 팔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물가가 고공행진하자 최근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높였다. 이번 달에는 기준금리를 무려 두 차례나 인상했다. 기준금리인 재할인 금리는 현재 지난해 11월 초보다 두 배 이상으로 높은 15%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16개 아시아 국가 중 최고의 기준금리다.
베트남 당국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고성장 정책을 펴면서 확장적 통화정책을 유지했엇다. 그러나 물가가 워낙 가파르게 오른 영향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베트남의 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17.51%로 2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 탓에 물가가 높이 뛰었다. 여기에 더해 베트남 정부가 수출을 늘려 무역 적자를 줄이겠다면서 통화 가치를 절하한 것은 수입 물가를 높이는 악순환을 낳았다.
경기 과열 위험이 확인된 만큼 단기적으로 베트남 투자가 위험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금리 인상으로 시중 유동성이 줄면 증시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정책적 위험 요소도 있다. 짧은 시간 안에 긴축적 정책을 강화하면 경기 침체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베트남 국영 조선사인 비나신의 디폴트 선언이 국가 전체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는 것도 악재다. 지난해 말 파산 위기에 처한 비나신은 차관의 일부를 결제하지 못하고 지급 유예를 선언했다. 이 때문에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베트남의 국가 신용등급을 일제히 강등했다.
다만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이 아직 높은 것은 그나마 다행인 점으로 꼽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배트남의 장기적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7%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1인당 GDP는 계속 늘고 있어 물가 상승을 감내할 여력이 있다. 베트남 정부는 올해 GDP 증가율 목표치를 6.5%로 책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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