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안 옹(Guan ong) 전 KIC 투자운용본부장(CIO)
"높은 수준의 규제보단 내부통제 강화에 역점둬야"
"투자기회 많아질 것…투자전략 다양화 장점"
"헤지펀드라고 꼭 변동성이 높지만은 않아"
- ▲ 구안 옹(Guan ong) 전 한국투자공사(KIC) 투자운용본부장. 현재 싱가포르에 있는 헤지펀드 브림(Blue Rice Investment Management)의 대표를 맡고 있다.
“헤지펀드 도입을 다양한 투자기회의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보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싱가포르에서 헤지펀드 브림(BRIM, Blue Rice Investment Management)을 이끌고 있는 구안 옹(Guan ong) 대표는 15일 조선비즈 창간 1주년을 기념해 가진 인터뷰에서 “모든 가능한 투자자들에게 정보의 기회가 확대돼야 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구안 옹 대표는 또 “헤지펀드가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고수익을 좇다보면 고위험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며 “낮은 변동성을 기반으로 꾸준한 수익을 올리는 펀드도 있으며 우리도 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규제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이 인위적으로 손을 쓰는 것 보다는 헤지펀드 스스로가 투자자와 소통하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낫다고 밝혔다. 투자자에게 엄격한 내부통제 장치가 있음을 확인시켜 주면 된다는 것.
구안 옹 대표는 브림 설립 전 2006년부터 2009년까지 한국투자공사(KIC)의 본부장으로서 투자부문 대표(CIO)를 맡았고, 푸르덴셜자산운용 대표를 역임하는 등 한국과의 친분도 적지 않다.
2009년 싱가포르에 본거지를 둔 헤지펀드 브림의 설립에 참여했으며 현재 대표로 있다. 브림의 고객중에는 우리투자증권도 있다. 인터뷰는 싱가포르에 있는 구안 옹 대표와 이메일을 통한 서면 질의응답으로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에서는 헤지펀드 도입을 놓고 시기상조다 아니다는 식의 논란이 적지 않다.
“도입 시기가 빠르다 아니다를 논하는 것 자체는 의미가 없다. 헤지펀드를 다양한 투자기회 제공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투자전략과 포트폴리오를 세분화할 수 있으니 투자자 입장에서도 이익 아닌가. ”
-어떤 식의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가.
“헤지펀드의 투자전략이 포트폴리오를 짜는데 도움이 되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고민하는 게 오히려 보다 현실적이다. 금융당국도 헤지펀드 개방을 앞두고 다양한 시장 주체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였으면 한다. 모든 가능한 투자자들에게 정보의 기회가 확대돼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헤지펀드는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변동성이 너무 높은 것 아니냐 하는데…
“어떠한 펀드건 간에 수익만 추구할 수는 없다.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는 것은 즉, 그만큼 높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뜻이다. 한 마디로 말한다면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펀드가 다 위험한 것은 아니다. 언제까지나 고위험을 지속하며 오로지 나홀로 투자가 가능한 매니저가 있을까 싶다. 그래서 저위험을 추구하는 스타일도 있는 것이다. 고변동성, 저변동성 모두 가능한 것이 헤지펀드의 강점이다.”
-개인투자자들에게 헤지펀드는 그다지 친숙하지 않다. 개인투자자들도 헤지펀드에 참여할 수 있다고 보나.
“시장 초기에 오히려 다양한 기회들이 있을 수 있다. 일반 투자자들도 시장 참여자들이 주최하는 세미나나 설명회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새로운 기회를 얻는 것이다.”
-한국투자공사(KIC)에서 CIO(투자부문 대표)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한국의 투자문화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다고 보나. 글로벌 스탠다드가 왜 중요한가.
“한국은 매우 폭넓은 내수 투자시장을 가지고 있다. 참여자들도 활동적이고 투자문화 자체도 역동적이다. KIC만 놓고 보자면 KIC는 사실 신설 조직이었다. 하지만 그곳의 구성원들은 조직의 존재 이유를 잘 알고 있었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끔 모든 것을 진행해 나갔다. 푸르덴셜자산운용 대표 시절에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투자원칙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는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필수다.”
-금융위기 이후 헤지펀드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의 한 사람으로 어떤 입장인가.
“사람마다 입장이 다를 수 있다. 나는 높은 수준의 규제에는 찬성하고 싶지 않다. 헤지펀드가 가지는 고유의 능력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규제를 모두 풀어줘야 한다는 말인가.
“모든 헤지펀드 주체들은 내부적으로 엄격한 통제장치가 있어야 하며 이것이 원활하게 작동돼야 한다. 이같은 과정을 자신의 투자자들에게 보여주면 된다. 투자한계가 명확해야 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설명해야 함은 기본이다. 우리도 투자자들을 상대로 이같은 점을 설명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헤지펀드가 성공하기 위한 조건에는 어떤 게 있나.
“두 가지 요소가 있다. 하드웨어적인 것과 소프트웨어적인 것으로 구분할 수 있겠는데 하드웨어적인 것으로는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좋은 펀드 매니저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팀원도 훌륭해야 한다. 리스크 관리나 운용, 리서치, 투자전략 등 다양한 부문에서의 인력구성이 뛰어나야 한다.
소프트웨어적인 것은 예로 들어 보겠다. 헤지펀드 팀 하나를 한 도시로 옮겨왔다고 가정해 보자. 새로운 환경에서도 좋은 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활력을 공급해줘야 한다는 말이다. 이것이 뒷받침 될 때 꾸준한 성과가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건설적 사고를 가진 금융당국의 제도에 대한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 이러한 것들이 헤지펀드가 성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들이다.”
-한국에도 투자를 하고 있나.
“달러화로 표시된 한국채권에 일부 투자하고 있다. 아주 의미있는 규모는 아니다. 한국의 채권 발행사(정부,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채권을 주로 발행한다. 발행사의 여건이 좋은데다 수요도 꾸준하기 때문이다. 저평가된 채권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그나마 싱가포르와 홍콩이 선진 헤지펀드 시장으로 분류된다.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홍콩과 싱가포르 모두 규제나 투명성, 그리고 효율성 추구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단 시간에 이뤄진 게 아니다. 두 나라는 지난 10여년간 양질의 헤지펀드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금 그 결과물을 얻고 있는 것이다. 홍콩보다는 싱가포르가 보다 친화적인 환경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한국 헤지펀드시장 참여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물론이다. 헤지펀드 시장이 개방되면 그들은 한국에서 프라임브로커로서의 역할에 주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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