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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식

[스톡이슈] 주가 차별화 어디까지?

일본 대지진이 발생한지 어느덧 한달이 지났다. 모두가 패닉에 휩싸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우리나라 증시는 9% 이상 상승하며 글로벌 증시 중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전 세계로 첨단부품을 공급하던 일본의 제조기반이 붕괴되면서, 일본을 대체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제조업 강국인 우리나라의 강점이 부각되며 외국인이 한달간 4조원 가까이 순매수한 결과로 보인다.

업종별로 보면 탄탄한 이익창출 능력에다 일본 제품과의 대체 효과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자동차, 화학, 정유 업종이 20% 내외의 상승을 기록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반면 IT업종의 경우 삼성전자의 부진한 실적과 부품조달 차질에 대한 우려에 따라 5% 내외 상승하는데 그치고, 부동산 PF 부실화에 따른 중견건설사들의 연이은 법정관리 신청으로 은행업종의 경우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업종간 차별화가 극심해지고 있다. 이러한 주가 차별화는 어디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필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이익의 증가 측면에서 볼 때, 현재 시장을 이끌고 있는 업종들은 여전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지난 번 칼럼을 통해서도 밝혔다시피, 어닝시즌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견조한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들의 주가는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2분기는 산업 활동이 가장 왕성하게 일어나는 계절적 성수기이고, 일본산 제품의 공백을 우리나라 기업들이 메우게 된다면, 현재 주도업종의 1분기에 이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밸류에이션 역시 현재 시장의 예상치보다 낮아질 수 있어 당분간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급적인 측면에서 분석해 보더라도 이러한 차별화는 당분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3월까지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의 거래소 시장 순매수 규모가 6573억에 그쳤으나, 4월에만 1조4천억원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개인들의 적극적인 증시 참여에는 낮은 금리와 높은 인플레이션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을 3.9%로 상향조정했는데, 여전히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는 4% 내외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개인들의 최고의 재테크 수단이었던 부동산 역시, 정부의 다양한 부양 시도에도 불구하고 주택에 대한 실질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대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잇따른 중소건설사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CP 등 단기자금 운용수단까지 마땅치 않아진 상황에서 주식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09년에만 해도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코스피 지수가 50% 상승하면서 200~300% 수익률을 기록한 주식이 빈번했다. 다만 2010년을 지나오면서, 변화된 글로벌 기업환경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갖춘 업종과 그렇지 못한 업종간의 차별화가 시작되었고, 특히 작년말부터 원자재가격 등 공급측면에서의 인플레이션이 부각되면서, 전기가스나 음식료처럼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전가할 수 없는 업종들의 저조한 수익률은 계속되고 있다.

결국 탁월한 경쟁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신화를 써가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기업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갖가지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경기는 여전히 견조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낮은 금리로 인해 글로벌 유동성은 주식시장으로 모이고 있다. 탁월한 이익모멘텀과 낮은 밸류에이션으로 무장한 우리나라 대표기업들의 경우, 일본산 제품 대체효과까지 맞물리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순히 많이 올랐다고 부담스러워 할 것이 아니라 변화된 기업의 펀더멘털을 분석해본다면, 최근의 주가 차별화는 충분히 이유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