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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증시 현황

고점에서 버티는 증시…밀리는 업종 봤더니

코스피 지수가 4월에도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는 등 고점부근에서 크게 밀리지 않고 순항하고 있다. 3월과 같은 추세적인 상승장은 아니지만 2100선은 좀처럼 내주지 않는 모습이다.

현대차(005380) (233,000원 ▲ 500 0.22%)를 필두로 한 자동차와 SK이노베이션을 위시한 정유화학주들이 강세장의 선봉에 섰다. 이어지는 실적호전과 글로벌 경기개선으로 본격적인 재평가가 이뤄진 탓이다.

반면 소외된 업종도 적지 않다. 조선비즈가 에프앤가이드에 의뢰 4월 들어 수익률이 부진한 업종을 꼽아봤더니 통신서비스 업종이 5% 넘게 내렸고, 유틸리티가 3.92%, 금융업종은 3.90% 하락했다.

◆ 이유있는 통신·유틸리티 부진…금융은?

통신서비스 업종은 요금인하 이슈와 갈수록 치열해지는 업체간 경쟁이 발목을 잡았다. 유틸리티는 한국전력의 3년연속 적자가 말해주듯 유가상승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한다는 결정적인 리스크가 있다.

하지만 금융업종의 부진은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은행의 경우 지난해 실적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인해 올해 큰 폭의 이익개선이 가능할 것을 증권사들은 예상하고 있다.

금융지주사별로 이슈도 적지 않다. KB금융(105560) (55,400원 ▲ 300 0.54%)는 막강한 자기자본으로 중장기 성장성면에서 업종내 가장 큰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나금융지주(086790) (44,800원 ▼ 50 -0.11%)의 경우 외환은행 인수 호재까지 걸려있다. 그러나 하나금융지주는 이달초 4만8000원하던 주가가 18일 종가 기준으로 4만5500원까지 하락했다.

증권주의 부진도 주가가 사상최고치까지 올라와 있다는 점에서 의아한 대목이다. 보험주는 물가상승에 따른 금리인상 기조가 호재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보험대표주 삼성생명은 전날 9만8100원까지 내려가 공모가를 한참 밑돌고 있다.

◆ 외부악재에 흔들린 금융주

금융주의 부진은 내부적인 것이라기보다 외부적인 것이 크다. 저축은행의 구조조정 이슈가 은행권으로 불똥이 튀었고, 최근 중견 건설사 법정관리 신청 등으로 인해 자산건전성 관련 문제가 금융권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금융주가 최근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도 한 가지 이유로 꼽힌다. 규제강화와 대출부진으로 미국 금융주들의 수익구조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금융주가 여기에 연동돼 움직이고 있다는 진단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금융주의 이익개선은 질적 측면의 영업호조라기보다는 자산상각 사이클의 마무리에 따른 대손비용 급감효과를 반영한 측면이 크다"며 "특히 미국 금융섹터의 이익 복원력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국내 금융섹터의 투자매력을 반감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 엇갈리는 향후 전망..조만간 뜬다 vs 시간걸릴 것

증시 전문가들은 향후 금융주 전망에 엇갈린 견해를 보이고 있다. 지금의 주가부진이 대외적 이슈에 따른 것이라 하더라도 구조적인 것이어서 쉽게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있는 반면, 결국 주가도 실적을 따라가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다.

곽병열 연구위원은 "이번 1분기 한국과 미국의 실적발표는 금융주 이익개선의 한계점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완만한 개선 이상의 의미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대손비용의 하향 안정화와 이에 따른 실적개선, 그리고 이익변동성 축소로 앞으로 실적구조가 더 탄탄해질 것이란 전망에 은행 및 금융업종에 대한 매수를 권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홍헌표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대출성장률의 하락은 곧 이익변동성이 안정화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은행산업의 자산건전성이 안정화되고 이익이 개선되면 국내 기관과 외국인의 은행업종 투자도 증가할 것"이라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