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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증시 현황

[issue!] 외국인들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3가지 분석

20일간 매수행진을 이어오던 외국인들이 돌연 매도세로 돌아섰다.
일반적으로 외국인들이 20일간의 매수행진 끝에 이틀 연속 매도세 보인 것을 환때문에, 오랜 순매수세 이후 숨고르기 현상, 차익실현 등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면 이들의 움직임을 상대적으로 가까이에서 보고 있는 외국계 증권사 임원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들은 다소 색다른 분석을 하고 있다.

① 시장에서 한국은 이머징이 아니다

CLSA증권의 숀 코크란 전무는 “시장에서 한국은 더이상 이머징국가가 아니라 글로벌 자금이 선진국에서 이머징국가로 U턴하는 데 수혜주가 아니다”라고 얘기한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신흥시장을 떠나 경기 회복이 기대되는 선진국으로 흘러들어간 글로벌 자금이 신흥시장으로 다시 U턴하자 외국인 매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실제로 지난주(3월 31일~4월 6일) 신흥증시에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로 올 들어 주간 단위로 가장 많은 57억 달러가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신흥증시에 골고루 투자하는 글로벌신흥시장펀드(GEM)에는 사상 최대인 39억 달러가 순유입됐다.

하지만 코크란 전무는 “투자자들이 한국을 이머징시장에 속한 국가로 분류하기보다는 선진시장에 속한 국가로 보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론적으로는 한국시장이 이머징국가이지만 한국은 자동차나, 첨단기술 산업만 봐도 선진국과 가깝다고 했다.

다만 그는 “최근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원자재 가격이 조정을 받으며 함께 조정을 받은 것”이라며 “한국은 최근 급등한 측면도 있어 조정을 받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앞으로 양적 완화가 끝나는 6월쯤 매도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② 미국 ETF에서 이머징 팔고 선진시장 산다

최근 경기관련 지표들에 빨간 불이 켜지며 투자자들이 또 다시 성장성있는 이머징시장보다 안정적인 선진시장으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의견도 있다.

UBS증권 안승원 전무는 “최근 경기성장에 의심스러운 지표들이 나오며 분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좋지 않다”며 “여기에 원자재도 유가도 하락하며 전 세계 수요도 둔화됐다”고 말했다. 중국 무역수지가 지난 1분기(1~3월)에 2004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또 미국 재무부는 12일(현지시각) "3월의 재정 적자가 1882억달러를 기록하며 작년보다 3배 늘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2011년 회계연도 상반기) 미국의 누적 재정 적자는 8290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는 경기성장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며 몇일 사이 미국의 상장지수펀드(ETF) 관련 주식 물량이 거래되는 것을 살펴보면 자금이 이머징시장에서 안정된 곳인 선진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승원 전무는 또 “최근 증시가 2100을 넘어선 데는 외국인의 힘이 컸지만 60% 정도가 차익성 자금, 30~35%가 순수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보고 들어온 자금이었다”며 “종목이 좋아서 외국인들이 들어왔던 것이라기보다는 선물과 현물 간의 차이가 벌어지며 차익을 먹기 위해 샀던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우리가 외국인 연일 매수세라고 표현하는 것은 선물계약과 차익거래를 보지 않고 한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2분기 하반기 기업들의 전략과 실적에 따라 투자전략을 세워라”며 “미국도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지만, 자금이 주식시장밖에 갈 곳이 없는 것도 현실이다”고 진단했다.

③ 日지진에 韓에 옮겨온 투자자‥차익실현

마지막으로 맥쿼리증권의 한 임원은 “일본지진으로 투자자들이 한국으로 옮겨왔지만 통상 이런 투자는 단기 투자로 차익실현에 나서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외국인들이 많이 샀기 때문에 이틀 순매도한 것을 가지고 많이 팔았다고 할 수 없다”며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그는 IMF(국제통화기금)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일본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유출 우려가 다시 커졌지만 여전히 세계 경기가 회복 기조에 있는 것은 맞다고 판단했다. 맥쿼리 증권사 임원은 “경기 회복기에 수혜를 볼 산업재나 금리상승 시 수혜 볼 금융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