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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건강-간

간 수치 - AST 35 & ALT 40

우리 몸에서 각종 영양 물질의 대사와 합성, 독성 물질의 처리 등을 담당하고 있는 간!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 그리고 술과 담배에 찌들어 있는 중년 남자들은 특히 간 건강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대부분 소위 GOT(지오티), GPT(지피티)로 대표되는 간 수치에 어느 정도 익숙하다.

건강검진 결과표를 유심히 보면 알겠지만 과거에 GOT, GPT라고 부르던 것을 요즘은 AST(에이에스티), ALT(에이엘티)로 국제 표준에 따라 부르게 되었다. AST와 ALT는 간을 이루는 세포 하나하나에 들어 있는 효소다. 이 효소는 간세포가 무언가에 의해 손상되거나 파괴되면 세포 내에서 혈액으로 흘러들어간다. 즉 AST와 ALT가 혈액에서 35정상보다 높은 상태로 검출되면 간세포가 손상되었다는 의미다.

재미있는 것은 AST와 ALT의 정상 수치 범위가 병원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것. 두 효소를 혈액에서 검출하는 데 쓰는 시약이 병원마다 다를 뿐만 아니라, 간에 아무 이상이 없다는 사람들을 표본으로 삼아 정상범위를 결정하는데 그 사람들의 구성이 다르므로 정상범위 수치는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다.

참고로, 세브란스병원이 정한 정상범위는 AST의 경우 0-35, ALT는 0-40이다(단위는 국제표준 단위인 IU/L). ALT는 거의 전적으로 간세포 내에만 있는 반면, AST는 간세포 외에 적혈구나 뇌・신장・근육세포 등 신체 다른 부위에도 있기 때문에 ALT가 좀더 간질환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과도한 음주로 인한 알코올성 간질환의 경우 반대가 된다. 알코올로 인한 간 손상 시에는 ALT보다 AST가 더 많이 상승하고, AST와 ALT의 비율이 2가 넘으면 알코올성 간질환을 더욱 의심할 수 있다. 아울러 AST, ALT 수치는 간 건강을 어느 정도 암시하지만, 그것이 절대적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 학생의 특정 과목 성적이 조금 나쁘다고 해서 전체 과목의 평균 성적이 나쁘다고 할 수 없는 것과 같다.


AST/ALT 수치는 피검사자의 과거력과 음주력, 약물 복용력, 기타 신체 상태를 전체적으로 고려하여 심각성을 판단한다. 예를 들어, 급성 A형 간염에 걸린 경우 간세포가 짧은 시간 동안 상당히 손상되기 때문에 AST/ALT 수치가 수천 단위로 상승한다. 그러나 아무리 간 손상이 심하더라도 급성기가 지나면 원래의 건강한 간으로 회복되기 때문에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반대로 만성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 같은 경우, 오랫동안 두 수치가 정상을 유지하더라도 간이 조금씩 손상되다가 결국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AST 또는 ALT 수치는 장기적인 간 건강과 큰 연관이 없을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건강검진에서 두 수치가 조금 높게 나왔다고 해서 큰 병에 걸리지 않았나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또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이나 알코올 과다 섭취로 만성 간질환을 가진 환자는 수치가 지속적으로 정상을 유지한다고 해서 무조건 안심해서도 안 된다. 또 하나 기억해야 할 점은, 간질환과는 무관한 다른 이유로 이 두 수치가 상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도움말 ・김도영 교수(소화기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