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증시 현황

"지진 증시충격 막겠다" 일본은행, 나흘간 34조엔 투입

"지진 증시충격 막겠다" 일본은행, 나흘간 34조엔 투입

입력 : 2011.03.17 17:22
 
일본은행(BOJ)은 지진 피해에 따른 금융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14일부터 나흘간 총 34조엔(487조원 상당)의 긴급자금을 투입했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주말, 지진 발생 후 첫 거래일인 지난 월요일(14일)을 앞두고 긴급자금 투입을 예고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월요일 오전부터 막대한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그리스 재정위기로 인한 여파를 이유로 자금을 투입했던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었다.

월요일, 증시가 막 시작한 오전 9시쯤 일본은행은 7조엔을 바로 시중에 풀었고 한 시간쯤 후에 5조엔을 다시 투입했다. 오후 1시쯤 또다시 추가로 3조엔을 공급해 숨 가쁜 대응 행진을 보였다. 또 수요일부터 이틀간 3조엔 규모의 일본 국채를 되살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시간을 앞당겨 개최한 통화정책회의에서는 0.00~0.1%의 제로금리가 유지됐다. 그러나 닛케이 평균 지수는 6.18% 급락했다.

화요일, 일본은행은 5조엔을 추가 방출했으나 닛케이 평균은 10.55% 폭락했다. 장중 14%대까지 빠졌다. 일본 증시 사상 세 번째로 큰 낙폭으로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후(11.4% 폭락) 충격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증시가 출렁였다. 이로써 지진 발생 후 이틀간 거래에서 일본 증시는 710조원을 허공에 날렸다. 이는 인도네시아의 GDP(국내총생산)에 달하는 규모였다.

이날 10여 개의 외국계 금융사들은 공황 상태에 빠진 증시를 논의하기 위해 모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일부 관계자들은 거래 즉각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의 불안이 계속되자 일본은행은 수요일, 다시 오전 중으로 3조5000억엔, 오후에 1조5000억엔으로 총 5조엔을 풀었다. 이날 닛케이 평균 지수는 장 초반부터 순조로운 상승 흐름을 보였다. 5.68% 상승하며 지진 충격에서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도쿄 소재 미쓰비시 UFJ자산운용의 이시가네 기요시 선임 스트래티지스트는 "공포에 빠진 투자자들이 보이는 건 모두 팔았다가 이제 많이 떨어진 종목들을 다시 사들이고 있다"며 "원전 문제가 해결되거나 방사능 누출이 통제된다면, 주가는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키도 했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피해가 생각보다 심각하게 진행되며 방사능 누출 우려가 일파만파로 퍼지자, 닛케이 평균 지수는 목요일 다시 힘을 잃었다. 전날 뉴욕 증시도 일본 원전 불안감에 약세를 보였다. 다우 산업평균 지수는 2%대 하락했고,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올 들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본은행은 목요일 오전 5조엔을 긴급 공급했고, 다시 1조엔을 추가로 풀었다. 닛케이 평균 지수는 4%대까지 떨어지다 점차 낙폭을 줄여 1.44% 하락마감했다.

이날 도쿄증권거래소는 잇단 휴장 요구에 대해 “거래시간을 단축하거나 거래를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G7(선진7개국)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들은 프랑스의 제안에 따라 금요일 오전 7시 화상회의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면서 국제적 차원의 공조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