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증시 현황

日 지진, 국내경제에 어떤 여파 미치나

-엔화 약세, 日 기업 수출 경쟁력 강화 가능
-안전자산 선호 강해져 원화 환율 절하될 경우 물가 부담 가중

 11일 일본에서 발생한 ‘동북지방 태평양 지진’이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대다수 경제전문가들은 지진의 확산 여부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사태가 장기화돼서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게 된다면 국내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김규판 대외경제연구원 박사는 "지진 피해가 일본 동북부 지방에만 영향을 미칠 경우 일본 경제가 입을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지만, 지진 영향으로 도쿄에 쓰나미가 덮칠 경우 1995년 고베 대지진 이상 피해가 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고베 대지진 당시 일본 경제는 GDP(국내총생산)의 2% 가량 손실을 봤다.

김 박사는 ”도쿄의 피해가 클 경우 일본 경제가 장기간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 있다”며 “이로인해 엔화가 장기 약세에 빠질 경우 국내 기업의 수출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기업들은 금융위기 이후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따른 엔화 강세로 수출 단가가 높아지자, 정부에 엔화 강세를 진정시키기 위한 외환시장 개입을 요구했을 정도였다. 이번 지진 사태로 엔화 강세 기조에 제동이 걸린다면 일본 기업들의 수출 채산성 악화 문제도 완화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번 지진으로 일본 산업생산 단지에 피해가 발생할 경우 국내 산업에 ‘반사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무역시장에서 국내 기업과 경쟁 관계에 있는 산업의 경우 상황에 따라 손익이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 팀장 역시 “지난 2004년 쓰나미와 2008년 중국 지진 당시를 보면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질 경우, 달러 대비 원화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지고 이에 따라 수입 물가가 상승해 최근의 물가 압력이 더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같은 견해에 대해 하나경제연구소의 이승훈 이코노미스트는 “과거에도 일본 지진이 났을 때 일본 증시는 단기적으로 하락했지만 엔-달러 환율이나 채권 금리에 큰 변화가 없었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