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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주간증시전망] 바닥은 쳤지만, 탄력은 부족하다

[주간증시전망] 바닥은 쳤지만, 탄력은 부족하다

  • 입력 : 2011.02.20 06:25
 
지난주(14~18일) 우리 증시는 전형적인 냉온탕 장세였다. 월요일 1.89% 오르며 산뜻하게 출발하나 싶더니 이후 사흘 연속 약세를 보이며 목요일에는 코스피지수가 장중 한때 1950대까지 밀렸다. 그러다 금요일에는 모처럼 외국인 매수세가 살아나며 다시 2% 가까이 반등했다. 결국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2000선을 회복한 2013.14로 마감했다.

지난주 금요일의 반등은 120일 이동평균선인 지수 1950대에서 지지선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1950선을 지키지 못했다면 1900대까지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만큼 반가운 반등이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진정된 것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모처럼 988억원을 순매수하며 최근 매도세가 일방적인 한국시장 이탈은 아님을 시사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자금 흐름이 ‘유출’에서 ‘유입’으로 전환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국내 주식형펀드에는 지난 10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자금이 유입되는 등 이달 들어 1조원 이상이 들어왔다. 외국인 매수세가 둔화되면서 펀드에 돈이 들어오는 모습은 지난 2005~2006년 증시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금요일 상승에 대해 기술적 반등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최근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펀더멘털(기초)에는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우선 신흥시장의 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공격적인 매수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튀니지와 이집트를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민주화 물결은 리비아와 바레인, 예멘 등 다른 중동 국가로 번져나가고 있다. 중동 산유국(産油國)으로 번지는 민주화 바람이 유가(油價)를 자극할 경우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어느 정도일지는 상상하기도 어렵다. 28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정례 합동군사훈련인 ‘키 리졸브(Key Resolve)’를 앞두고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해마다 키 리졸브 훈련을 전후해 각종 도발을 감행한 전력(前歷)이 있다. 아울러 춘제(春節)를 마친 중국은 긴축의 고삐를 더욱 조일 태세다.

이 때문에 이번 주 증시는 2000선을 전후해 등락을 거듭하는 조정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일단은 기술적인 저항선인 60일선(2028)을 돌파하느냐가 관건이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설 이후 이어진 하락장이 거래량 증가를 수반하지 않은 하락이어서 반등할 때는 지난주 금요일처럼 가볍게 오르는 경향이 있다”면서 “하지만 증시의 조정을 야기한 불안 요소들이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횡보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금요일 증시가 반등한 이유는 증시의 기본 요건이 좋아졌다기 보다 낙폭과대 심리에 따른 저가매수세 유입됐기 때문”이라며 “이번 주 증시가 반등을 시도하겠지만 가파르게 오르긴 쉽지 않아 등락을 반복하는 지루한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이벤트가 당분간 없다는 것도 조정장을 점치는 이유다. 중국 경제정책의 향방을 가름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미국 경기 회복의 핵심 지표인 고용동향 발표, 한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회의 등이 모두 다음달 초에 몰려 있다.

이런 굵직한 이벤트를 통해 바람의 방향이 확인되기 전까지 투자자들은 저가·분할 매수 위주로 방망이를 짧게 잡는 게 좋을 듯하다. 이정은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변동성 확대를 대비해 리스크를 제한하면서도 수익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주가연계펀드(ELF), 목표전환형펀드, 분할매매펀드 등의 상품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굳이 투자한다면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미국 증시와 관련이 깊은 IT업종이 나아 보인다”면서 “하지만 요즘처럼 주가가 요동치는 시기엔 시장이 안정되기를 지켜보는 것이 더 좋은 투자전략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