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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숫자와 통계

용산은 홈쇼핑, 관악은 편의점서 카드 많이 써

 

용산은 홈쇼핑, 관악은 편의점서 카드 많이 써

어느 지역서 어디에다 결제했나… 신한카드 서울 區별 사용액 분석

입력 2022.03.09 03:00
 
 
 
 
 

신용카드는 기록을 남긴다. 특정인이 어디서 얼마를 사용했는지는 비밀이지만 많은 이들의 사용 패턴이 모이면 정보 가치가 있는 빅데이터가 된다. 특정 거주지의 카드 사용 패턴을 다른 동네와 비교 분석하면 지역별 소비 수준과 소비 행태의 특징이 나타나게 된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서울 시내 고객들의 2021년 카드 결제 내역을 구(區)별로 분석한 결과, 사는 곳에 따라 소비 양극화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별 월평균 카드 결제액 차이가 최대 2.36배에 달했다.

◇카드 결제액 강남구 단연 1위

카드 사용액이 가장 많은 곳은 강남구였다. 작년 한 해 동안 1인당 월평균 183만6000원을 썼다. 그다음으로 서초구(173만9000원), 용산구(134만2000원), 송파구(116만3000원) 순이었다. 카드 사용액이 가장 적은 곳은 중랑구(77만7000원)였고, 그 다음으로는 금천구(78만원)였다.

지역별 소비 수준의 차이는 컸다. 강남구 주민의 카드 사용액이 중랑구 주민보다 2.36배 많았다. 서울의 월 평균 카드 이용액은 103만7000원이었는데, 전체 25개구 가운데 120만원을 넘는 구가 강남·서초·용산 3개구에 불과할 정도로 고액 사용자가 일부 지역에 집중돼 있다. 강남·서초·용산구와 중랑·금천구를 뺀 나머지 20개구는 모두 월 80만~110만원대에 분포했다.

◇대형마트 결제액은 도봉·금천구가 가장 많아

어떤 가맹점에서 카드 결제가 많았는지를 보면 구별로 특색이 나타난다. 대형마트 결제액은 도봉구와 금천구가 각 월 13만9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서초구(13만8000원)와 강남구(13만6000원)보다 많았다. 서울의 월평균 대형마트 결제액은 12만4000원이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는 중저가의 생활 필수품을 주로 구입하기 때문에 구별로 결제액 차이가 크지 않은 특징이 나타난다”고 했다. 대형마트 이용액이 가장 적은 곳은 동작구(10만9000원)였다.

대형마트와 달리 고가의 물건을 파는 백화점에서 쓴 돈은 격차가 제법 컸다. 백화점 월 결제액이 가장 많은 서초구(68만원)가 가장 적은 은평구(15만7000원)의 4배가 넘었다. 백화점 결제액 차이가 큰 것은 소득 수준의 격차도 있지만 백화점 접근성이 동네별로 상이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홈쇼핑은 용산·편의점은 관악

온라인 쇼핑은 강남구(36만8000원)에서 결제액이 가장 많았지만, 홈쇼핑은 용산구(20만5000원)가 가장 많았다. 용산에 부유한 50~60대가 많이 거주하는 편이고, 이들이 온라인 쇼핑보다는 홈쇼핑에 더 익숙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홈쇼핑은 여성 회원이 많은 곳에서 결제액이 많은 편인데, 용산은 다른 구보다 여성 회원이 많은 편”이라고 했다.

관악구는 대중교통(3만3000원)과 편의점(5만1000원) 이용액이 모두 25구 가운데 가장 많았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관악구에 대학생과 각종 시험 준비를 하는 젊은이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해외 이용액은 중구(54만5000원)가 1위였다. 중구에는 외국 대사관이 집중돼 있고, 주재원으로 파견 온 외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용산구의 해외 이용액(42만6000원)이 서초구(40만9000원)보다 많은 것 역시 같은 이유로 보인다.

◇학원비·외식비·문화레저 모두 강남구 1위

외식비를 얼마나 쓰는지 엿볼 수 있는 식당 결제액은 서초구(21만8000원)와 강남구(21만6000원)만 월 20만원을 넘었다. 서울 평균은 15만9000원이었다.

학원비는 강남구 주민(80만4000원)이 가장 많은 액수를 결제했고, 그 다음으로 서초구(76만원)였다. 반면 중랑구(39만7000원), 강북구(40만원)는 강남구의 절반에 못 미쳤다. 사교육에 투자하는 비용이 동네별로 상당한 격차가 있다는 게 확인됐다. 서울의 평균 학원비 결제액은 51만6000원이었다.

강남구는 이외에도 문화·레저(27만2000원), 배달앱(14만1000원) 등에서도 모두 카드 결제액이 서울에서 가장 많은 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