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환율

환율 뚝뚝… 직장인도 달러에 뭉칫돈

입력 : 2018.01.16 00:45

[개인 달러 예금 130억달러 돌파]

환율 3년 2개월 만에 최저 수준
해외여행 경비·유학자녀 학비 등 싼값에 사 모으는 사람들 늘어
정기예금땐 1% 후반대 금리까지

직장인 최모(43)씨는 작년 11월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달러화를 사들이고 있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100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달러 사재기'에 들어간 것이다. 3000달러씩 10번을 사 모아 벌써 3만달러가 쌓였다. 최씨는 "올 하반기에 해외 장기 근무를 나갈 예정인데 달러 값이 싸서 당분간 계속 사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작년 초 1208원대이던 환율은 꾸준히 떨어져 최근에는 1060원대까지 내려갔다. 환율이 3년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해외여행·쇼핑, 유학생 자녀의 학비·생활비 등에 쓸 달러를 싼값에 사 모으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달러 예금 급증…"달러, 값쌀 때 사두자"

달러화는 환전해서 현금으로 보관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환전 수수료를 물어야 하고 분실·도난의 위험이 있다. 그래서 달러화 예금 통장을 이용하는 게 보통이다. 작년부터 환율이 떨어져 달러 값이 싸지면서 개인들의 달러화 예금 통장에 쌓이는 액수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0월 103억5000만달러이던 달러화 예금 잔액은 한 달 만인 11월 126억3000만달러로 22%(22억8000만달러) 급증했다. 이 액수는 작년 12월 다시 131억9000만달러로 늘었다.

달러화 예금 통장은 원리금 합계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수시 입출금식 예금의 경우, 금리가 연 0.1%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달러화를 사서 곧 써야 한다면 수시 입출금 방식을 택하는 게 좋다. 실제로 달러화를 써야 할 때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정기 예금 방식이 낫다. 원화 정기예금 수준에 가까운 금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씨티은행은 1년 만기 1.42% 금리를 주는 달러화 정기예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3개월 만기 연 1.7% 금리, 6개월 만기 연 1.8% 금리를 각각 주는 상품도 다음 달까지 특별 판매한다.

서울 강남에 살고 있는 이모(76)씨는 "미국에 살고 있는 손자, 손녀의 여름방학 기간에 미국으로 여행을 갈 예정이라 달러화 예금 중에 3개월, 6개월짜리로 이자를 많이 주는 상품을 찾아 여러 은행에 묻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 투자, 환율 등락 위험 감안해야"

달러화 예금은 투자 상품으로 보기 어렵다. 싼값에 달러를 미리 사뒀다가 해외여행이나 쇼핑에 쓰는 정도이다. 보통 달러에 투자하는 상품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원화를 달러로 바꿔 미국 주식을 사는 것이다. 요즘 환율이 떨어져 미국 주식에 투자할 달러를 싼값에 살 수 있다. 최근 미국 뉴욕 증시가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주식 시세 차익도 노릴 수 있다.

둘째, 원화로 거래하는 '달러 상장지수 펀드(ETF)'가 있다. 한국거래소에 미국달러선물지수를 기초로 삼는 달러선물 ETF가 상장돼 있다. 일반 미국달러선물 ETF는 환율이 상승할 때 수익을 얻는다. 달러 선물을 현재 환율로 사고 나중에 그 환율대로 값을 치르는 방식이다. 예컨대 1달러를 1000원에 샀는데 값을 낼 때 환율이 1010원으로 올랐다면 10원만큼 이익을 얻게 된다. 정반대 구조인 인버스(inverse) 상품은 지금처럼 환율이 떨어질 때에 돈을 번다. 달러 선물을 현재 환율에 팔고 나중에도 그 환율대로 값을 받는 방식이다.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서, 달러 가치가 떨어질 때 수익을 얻는 삼성자산운용 'KODEX 미국달러선물 인버스' ETF는 최근 3개월간 수익률 6.49%를 기록했다. 반면 달러 가치가 올라갈 때 수익을 내는 'KODEX미국달러선물' ETF의 같은 기간 수익률은 -5.78%였다. 현재 삼성자산운용뿐 아니라 미래에셋자산운용(TIGER), 키움자산운용(KOSEF)이 인버스를 포함한 달러선물 ETF를 내놓고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WM리서치팀장은 "당분간 환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환율이 다시 오를 수 있다"면서 "환율 등락에 대비해 환율 하락에 투자하는 ETF와 환율 상승에 투자하는 ETF에 분산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셋째, 달러로 거래하는 '주가연계증권(ELS)'도 있다. 일반 ELS처럼 각종 주가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면서, 원화가 아닌 달러로 거래하는 방식이다. 기준점이 되는 주가지수가 가입할 때보다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정해진 이율로 수익을 보장한다. 달러로 가입하고 달러로 찾기 때문에 가입 기간에 달러 가치가 오르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요즘처럼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환차손을 입을 수 있으니, 환율 추이를 잘 보고 투자해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16/201801160054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