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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숫자와 통계

어깨에 사서 무릎에 파는 당신: 개인투자자들의 연평균 수익률은 5.1%. 9.7%의 시장 수익률보다 떨어지고 보험(7.9%), 투신(8.2%), 은행(7.8%)

입력 : 2017.06.16 07:41

“본인들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생각보다 비이성적으로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러니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파는 기본적인 원칙조차 지키기 어렵죠.”

증권사 지점에서 다년간 영업을 해왔던 한 PB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올해 증시가 크게 오르면서 주식시장으로 돌아오는 개인투자자들이 많지만, 정작 수익을 내는 경우는 드문 이유를 설명하던 도중 나온 얘기다.

물론 개인투자자들이 정보력이나 자금력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외국인이나 기관보다는 불리한 플레이어라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스스로에게도 치명적인 결함이 내재돼 있다는 점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었다.

삼성자산운용과 제로인에서는 개인투자자의 대표적인 비이성적 매매 패턴을 4가지로 꼽았다. 시장을 이길 수 있다는 과도한 자신감, ‘시장 패턴’을 발견했다는 왜곡된 판단, 남들이 사는 종목에 열광하며 따라 사는 군집행동, 더 잃기 전에 팔고 봐야겠다는 ‘위험 회피’ 등이 그것이다.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아랑곳없이 ‘부자아빠’나 ‘신부자아빠’ 같은 부류가 활발히 활동하는 것도 개인투자자들의 이 같은 치명적인 약점을 파고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OOO 종목, 신사업 발표 임박! 믿고 매수하세요”라는 밑도 끝도 없는 문자 메시지를 보면서 누가 이런 정보로 주식을 사들일까 하지만, 이런 정보에도 움직이는 개인투자자는 분명 있다.

결과적으로 이런 성향의 개인투자자들은 어떤 주식의 가격이 오르면 관심이 확신으로 굳어지면서 사들이지만, 반대로 가격이 내려가면 초조한 마음에 팔아버리는 투자 패턴을 보이게 된다. 어깨에 사서 무릎에 파는 그야말로 ‘웃픈’ 현실이다.

실제 와이즈에프엔과 삼성자산운용이 2001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투자 주체별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개인투자자들의 연평균 수익률은 5.1%였다. 9.7%의 시장 수익률보다 떨어지고 보험(7.9%), 투신(8.2%), 은행(7.8%), 연기금(8.0%), 외국인(8.4%) 등 모든 플레이어 가운데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대세 상승장이라던데 “왜 내가 산 주식만 안 오르는가?”라는 원망 섞인 질문은 계속 나온다. 앞으로도 쭉 그럴 것이다. 시장을 원망하기 전에 그 주식은 왜, 어떻게, 무슨 이유로 샀는지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다. 어려울 땐 기본으로, 교과서로 돌아오는 게 답이니까.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16/2017061600511.html#csidx86f5f4d3bf127338085758fb1703d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