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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증시 현황

'단기투자' 외국인 주도 증시…"썰물 대비해야"

입력 : 2017.04.05 06:54 | 수정 : 2017.04.05 08:33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가운데 일명 ‘단타족’으로 불리는 조세회피지역 투자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투기 성격이 강한 이들의 투자 규모는 전체 외국인 순매수의 절반 이상이다. 금융당국은 혹시라도 있을 급격한 자금 유출 가능성에 대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5일 외국인 순매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룩셈부르크, 케이맨제도, 아일랜드, 버뮤다 등 4개 조세회피지역에서 올해 1월과 2월 유입된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전체 외국인 순매수 중 58.61%를 차지했다. 

지난해의 경우 41.72%로 역시 높은 비중을 보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그보다 더 증가하면서 60% 가까이 올라선 상황이다. 지난 3월에도 외국인 순매수가 증시를 끌어올렸던 만큼 이들 지역의 자금 유입이 활발히 전개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월별 외국인 순매수 및 조세회피처(룩셈부르크, 케이맨제도, 아일랜드, 버뮤다 등 4곳)에서 유입된 자금 현황/금융감독원 제공
 월별 외국인 순매수 및 조세회피처(룩셈부르크, 케이맨제도, 아일랜드, 버뮤다 등 4곳)에서 유입된 자금 현황/금융감독원 제공

조세회피지역의 자금들은 헤지펀드를 통해 장기보다는 단기, 가치투자보다는 투기적 거래를 하는 성향이 짙다. 다른 자금과 비교해 투자 지표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해 매매 흐름의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이들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도 수익을 내기 위해 파생상품시장이나 외환시장처럼 한 나라나 국제금융시장 전체를 흔들어 놓을 수 있는 시장에 활발하게 투자하기도 하고, 자금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경우 실제로 위기로 이어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들 자금이 국내 시장에 변동성을 높일 가능성이 커진만큼 국내 금융기관들은 자금 흐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단기 투자자금이 시장 변동성과 유동성 고갈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만큼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다만 전세계와 국내 경제 흐름을 봤을 때 일시에 외국인이 자금을 회수해 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자본시장에 산적한 요소들이 리스크로 돌변할 경우 이들 자금은 빠른 속도로 국내 증시를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에 주의를 당부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에도 글로벌 헤지펀드의 자금이 외국인 순매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높아질 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만약 그 비중이 더 높아질 경우 앞으로 트럼프 경기부양책 기대감이 약화되고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1100원에서 더 올라가게 되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빠져 나가면서 시장에 조정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외국인이 국내 증시를 순매수한 것은 글로벌 환경이나 환율 등을 감안한 기계적인 패시브 매매의 성격이 강하다”며 “외국인 자금은 글로벌 매크로 데이터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격을 띄고 있는 만큼 이 요소들에 관심을 더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05/2017040500440.html?main_hot2#csidx66c1016f17569ce82b1fbd9ecd312d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