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용/숫자와 통계

숫자로 살펴보는 男·女의 삶

입력 : 2017.01.13 08:11

출생아수는 3년째 43만명대를 맴돌고, 기대수명은 늘어나고… 초고령화 사회를 앞둔 우리의 모습은 과거에 비해 분명히 많이 변했다. 길어진 경제침체와 불안정한 사회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

최근 '삼포세대'를 넘어선 '오포세대'까지 나오고 있는 시대에 대한민국의 남성과 여성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 '기대여명'은 男 64.9세·女 65.9세


지난해 10월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아직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2016년 출생아수는 43만명 선을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간 출생아 수는 2012년 48만4600명에서 2013년 43만6500명으로 급감한 뒤 지난해(43만8400명)까지 43만명 선을 지켰다. 그러나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출생아 수가 역대 최저 수준인 상황이기에 지난해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기대수명은 늘어나고 있다. 아픈 기간을 뺀 수명을 의미하는 '기대여명'은 여성이 65.9세로, 남성(64.9세)보다 1년 길었다. 기대수명을 봤을 때 여성이 오래 살기는 하지만,실제로 아프지 않고 사는 기간은 비슷하다는 의미다.

◆ 男 71.1세·女 70.4세까지 일한다


2015년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남녀의 대학진학률은 여성이 더 높았으나, 여성의 고용률은 49.5%로 남성(71.4%)에 비해 뒤처지고 있었다. 여성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율은 41%였다. OECD가 추산한 실질적인 은퇴 나이는 남성과 여성 큰 차이가 없었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퇴직연령은 52.5세로, 정년퇴직은 7.6%에 불과하다. 체감 퇴직연령은 공기업이 54.8세, 중소기업은 50.8세, 대기업은 48.8세다. 남성과 여성 모두 퇴직 이후 다른 일자리를 찾기 때문에 실질적인 은퇴가 늦어지는 것으로 추산된다.

◆ 남녀 절반 "결혼은 꼭 하지 않아도 돼"


어려워진 경제적 상황 탓에 남성과 여성의 여러 가지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최근 통계청의 사회조사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 모두 10명 중 5명이 "결혼은 꼭 하지 않아도 된다"고 응답했다. 인식이 좋지 않던 '동거'만 봐도, 최근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 남성과 여성 절반이 "결혼을 하지 않아도 남녀가 함께 살 수 있다"고 응답했다.

결혼을 한다면, 배우자에게 바라는 '경제적인 요건'도 점차 중요시되고 있다. 미혼 남성들이 미래의 배우자에게 바라는 연봉은 5년 전인 2011년(3161만원)보다 1050만원 증가한 4211만원이었다. 

◆ 혼자 사는 가구 늘고, 평생 '빚'의 굴레에


1인가구는 520만 가구를 돌파했고, 이 중 56.5%가 여성, 43.5%가 남성이다. 대한민국에 사는 35세 개인은 평균 6780만원의 빚을 지고 살아가고 있다. 노인들도 빚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60세가 넘어도 2명 중 1명 꼴로 빚이 있고, 갚아야 할 돈도 8000만원에 육박했다.

◆ 숫자가 말해주는 남녀의 삶


출생에서 사망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남성의 삶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세대가 달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기대수명 79세인 시대에 71세까지 일해야 한다. 음주와 흡연, TV 시청으로 여가활동을 대체한다. 32.6세에 결혼해 53세에는 1인당 대출금액이 최대인 평균 9175만원이라고 한다. 2014년 기준, 신혼 때부터 평균 4273만원의 빚을 안고 출발한다.

우리나라 여성의 삶 또한 순탄치 않다. 여성의 지위가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교사 4명 중 3명이 여성임에도 여성 교장의 비율은 현저히 낮다. 남성보다 많은 대학 진학률을 보이지만 임금근로자 10명 중 4명은 비정규직이다. 결혼 이후 맞벌이에도 79.6%의 여성이 가사를 주도한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가사 병행의 어려움, 이것이 미혼여성의 29.5%가 결혼 후 "아이가 없어도 된다"고 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자녀 양육비에 대한 부담감, 높은 주거 비용에 대한 부담감 등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전체적인 국민의 삶을 뒤흔들고 있다. "혼자 살기도 벅차다"는 젊은이들의 상황은 저출산을 낳고, 부모세대의 빚은 더 늘어날지도 모른다.


남녀를 나누어 살펴봤지만, 이는 '남과 여'가 아닌 우리 모두가 봉착한 문제다. 결혼과 출산 등을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타의에 의해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의로 선택할 수 있었다면, 살펴본 이 숫자들이 씁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쉽게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출생부터 사망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의 '숫자'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었으면 한다. 노인이 될 젊은 세대도, 기성세대도, 타의로 포기하는 것이 늘지 않고 줄어들어 '영포세대'가 되는 건강한 모습을 바라는 건 욕심일까.

자료

2014 OECD 실질은퇴연령
2015 사망원인통계 /통계청
2015 출산력 조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6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통계청
2016 사회조사보고서 /통계청
2016 비정규직 노동통계 /한국노동연구원
가계부채 분석 /윤호중 의원실
이상적 배우자상 /듀오휴먼라이프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