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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식

"수퍼달러 시대 온다"… 뭉칫돈들 벌써 들썩

입력 : 2015.12.02 03:06

[美 금리 인상 앞두고 관심]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 8개월 만에 최고
환차익·투자수익 동시 공략… 증권사 투자 상품도 인기
"이미 널리 알려진 이슈" 일각선 신중한 투자 당부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30일(현지 시각)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구성통화 편입을 최종 결정함에 따라 중국 위안화가 세계 기축통화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위안화의 SDR 편입에도 당장은 미국 달러화 중심 체제가 위협받진 않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글로벌 증시에선 오히려 이달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달러 자산에 관심을 갖고 투자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양적 완화 정책에 힘입어 신흥국에 투자됐던 자금이 달러 자산으로 돌아가게 되고, 이 과정에서 신흥국 통화와 주식은 하락하지만 달러 가치는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른바 '수퍼달러' 시대의 도래다. 영국 바클레이스, 미국 골드만삭스 같은 유수의 투자은행들은 달러 강세를 기본 전제로 깔고 2016년 미국 주식시장을 전망하고 나섰다. 영국 바클레이스는 2016년에 달러가 주요 통화 대비 7% 가까이 상승할 것이란 보고서도 내놨다.

"수퍼달러 시대 온다"… 뭉칫돈들 벌써 들썩

이미 달러 강세 조짐은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11월 말 기준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00을 웃돌아 지난 3월 13일(100.33) 이후 8개월 반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달러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달러 예금뿐만 아니라, 은행 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주는 달러 RP(환매조건부채권), 달러 ELS(주가연계증권), 달러 강세에 베팅하는 ETF(상장지수펀드) 등이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달러 예금, 한 달 증가 폭 사상 최대

달러에 투자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는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시중은행에 맡겨 두는 '달러 예금'을 꼽을 수 있다. 달러 예금은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전달보다 59억8000만달러 늘어나 월간 증가 폭으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달러 예금은 이자가 사실상 제로(0)에 가깝고, 환차익 외에는 기대할 것이 거의 없다. 달러를 사고팔 때 환율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환전 수수료(약 3%)도 만만치 않다. 환차익이 나도 다시 원화로 바꿔 환전 수수료를 내고 나면 남는 게 많지 않다는 것이다.

달러 예금의 쥐꼬리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은 환차익과 함께 투자 수익을 추가로 기대할 수 있는 증권사·자산운용사들의 달러 투자 상품에도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 대신증권은 연 5~6%대 수익을 목표로 하는 달러 ELS를 판매하고 있다. 또 시중은행의 달러 예금보다 높은 이자(연 2%)를 주는 특판 달러 RP 도 판매 중이다. RP는 금융사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확정금리를 더해 되사는 조건으로 발행하는 채권인데, 달러 RP는 원화가 아닌 달러화로 투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신증권 박환기 부장은 "환전할 필요가 없어 기존에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자산가들의 수요도 많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해외 주식·채권·원자재 등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를 직접 구매하는 방법도 있다. 이은영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를 직구(직접구매)해 투자하는 경우 연간 5% 이상 환차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소비주·은행주·헬스케어 ETF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직구가 어렵다면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미국 달러 선물 지수를 추종하고 있는 키움자산운용의 'KOSEF 달러 선물 ETF'도 대안이 된다. 기존 주식 계좌를 통해 소액 매매가 가능하다는 간편함이 가장 큰 장점이다. 달러 표시 채권 펀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달러로 투자하고 원금과 수익을 달러로 돌려주는 '미국채권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달러 투자=고수익' 환상은 버려야

전문가들은 달러 자산에 '올인'하는 투자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달러 환율은 미국 금리 인상뿐만 아니라 유럽·일본의 통화정책 변화 등 다양한 세계 경제 변수에 따라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은 시장에 널리 알려진 이슈여서 이미 시장 환율에 달러 가치 상승이 충분히 반영돼 있다는 의견도 있다. 달러 강세에 원화 강세가 동반된다면 기대했던 수익률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서재연 KDB대우증권 이사는 "중장기 투자자가 아니라면 달러 자산 비중을 너무 높이지 말고, 달러 투자 상품을 고를 때도 상품별 특징과 환전 수수료를 잘 따져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