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의 초저금리 시대가 장기화하면서 주식에 눈을 돌리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6월15일부터 가격제한폭이 상·하위 30%까지 확대되면서 주식시장에 관심을 가지는 개인투자자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소위 ‘개미’라고 부르는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거의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 2014년 우리나라 개인투자자 평균 수익률은 -30%를 기록했다. 개인들이 산 종목은 대부분 떨어졌다는 의미다.
개인들은 피땀 흘려 번 돈을 잃지 않기 위해 주식 전문가가 추천하는 종목을 사거나, 책을 사서 공부를 하는 등 나름의 투자원칙을 세워보지만 수익을 내기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개인이 수익을 내기 어려운 주식시장이다보니 많은 이들이 애당초 접근 자체를 꺼리거나, 주식이라고 하면 소위 도박처럼 ‘쪽박’을 차는 지름길로 여기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현재 같은 저금리 시대가 이어지는 한 ‘자본주의 꽃’이라고 불리는 주식시장을 마냥 외면한 채 노후대비를 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은 아니다. 선진국에서는 주식이 노후 대비 수단으로 자리잡은 지가 이미 오래됐다.
투자에 참고하기 위해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내거나 잃은 전형적인 개인투자자 2명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소개한다.
1. 성공사례
"개인이 살아 남는 유일한 방법은 장기투자"
지방에 거주하는 A씨는 20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으며 생산직에 근무하는 전형적인 중소기업 노동자다. 그는 4년 전 목돈 3000만원을 주식에 투자해 현재 1억5000만원으로 불렸다. 투자금 대비 무려 5배의 수익을 거둔 것이다.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돌파한 작년 말부터 올해 4월까지만해도 5000만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그는 따로 주식 책을 사서 공부한 적도 없지만, 2005년 주식에 발을 들여놓은 후 지금까지 오직 자신이 축적한 경험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3000만원으로 투자한 종목은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종금증권. 메리츠금융지주의 경우 4년 전 2000원대에 사서 작년 말 9000원대에 팔았다. 종금증권은 그가 매수할 무렵 700원대의 동전주이던 것이 매도 시점에는 4000원대까지 올랐고, 현재는 7000원대를 기록 중이다.
이 두 종목에서 충분한 수익을 냈다고 판단한 A씨는 작년 말경 두 종목을 전량 매도하고, 곧바로 SK증권, 에쓰오일, 현대엘리베이터 등의 주식에 재투자해 올해 초까지 5000만원의 추가 수익을 올렸다. A씨는 자신의 투자원칙인 장기투자로 가기 위해 모든 자산을 금융주 두 군데로 몰았고, 현재 두 군데의 금융주에 분산 투자 중이다. 그는 "새로 장기투자로 선택한 금융주 종목은 앞으로 적어도 3~4년은 바라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투자 성공 비결을 묻는 필자의 질문에 A씨는 “무슨 비법이 있는 게 아니라, 개인투자자가 주식 시장에서 수익을 내고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장기투자뿐”이라고 말했다.
“개인은 절대로 막강한 정보력과 자금을 가진 기관과 외국인을 이길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개미들은 무조건 추세에 순응해서, 오르는 종목을 사서 장기로 가져가는 투자원칙을 세워야 합니다. 절대로 내리는 종목을 사서 오를 때까지 기다리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주식은 한번 오르기 시작한 종목만 오르는 특징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내리기 시작한 종목은 하염없이 내립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개미투자자는 내리고 있는 종목이 싸보이기 때문에 그 종목을 덜컥 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럴 경우 거의 여지없이 물려버리는 데, 오랫동안 물려 있다가 견디지 못하고 손절매를 하거나, 본전 근처에 오면 팔아버리는 매매 패턴을 반복합니다. 그렇게 해서는 절대로 큰 수익을 내지 못합니다.”
-개인투자자도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말처럼 잘 안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지.
“제가 볼때 주식은 심리 싸움입니다. 개인들은 오래 물려 있다가 본전이 오면 '본전심리'가 작동해서 바로 팔아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주식은 개인들이 팔았을 때 본격적으로 상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번 상승세로 접어든 종목은 서둘러 팔지 말고, 최대한 끌고 가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투자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한마디로 먹을 때 크게 먹어야 하는 겁니다.
하지만 개인들은 그동안 물려서 고생한 것 때문에 팔아서 빨리 수익을 낼 생각부터 합니다. 그렇게 하면 비록 손해는 보지 않았더라도 큰 수익을 내지 못합니다. 은행이자 정도의 수익을 보려고 위험한 주식에 투자하는 게 아니잖습니까.”
-종목을 고를 때 어떤 원칙을 세워두고 있는지.
“삼성전자처럼 이미 수십 배 오른 종목은 아무리 추가로 오른다고 해도 현 시점의 두 세배 이상의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량주 중에 뚜렷한 이유도 없이 오랫동안 소외되었다가 상승세로 전환한 종목이 있는데, 그런 종목을 찾아서 바닥에서 잘 잡으면 몇 배의 수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런 종목을 찾아서 매수한 다음 장기로 가져가는 전략을 취합니다.”
-우량주를 골라서 장기투자를 한다해도, 3년 전이나 심지어 5년 전의 가격보다도 낮은 경우가 허다한데.
“대부분의 개미는 처음부터 장기투자를 하겠다고 계획을 세운 후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잘나가는 종목이라고 생각해서 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주식을 마치 쇼핑하듯이 합니다. 최소한 자기가 사려고 하는 종목이 시장가치로 얼마 정도되는지, 내리고 있으면 앞으로 얼마나 더 내릴 것 같은지, 혹은 오르면 어느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지 대충이라도 알아보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현재 잘나가는 주식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사면, 그 시점이 바로 고점이 바로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고점 대비 많이 빠졌다고 생각하고 샀다가 계속 내려서 원하지 않는 장기투자로 가져가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장기라고 해서 무턱대고 아무종목이나 사서 장기로 가져가라는 말이 아닙니다.”
-어떤 종목의 적정 투자 타이밍은 언제라고 보는지.
“매수 타이밍은 특별히 정해진 것이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지나고 보면 오르는 종목은 바닥에서 10%, 20% 올랐다고 해서 절대로 많이 오른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겁니다. 하지만 개미들은 바닥에서 10%만 올라도 너무 많이 오른 것 같아 겁을 먹고 해당 종목의 매수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르는 종목을 사서 기다리는 게 내리는 종목을 사서 기다리는 것보다 수익을 낼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2. 실패사례
잦은 매매와 물타기는 쪽박의 지름길
서울에서 사무직 직장 생활을 하는 B씨는 4년 정도의 주식투자 경력을 가졌다. 그는 앞서 말한 A씨와 반대되는 매매 행태를 보인 경우다. B씨는 "비록 작은 수익이라도 열심히 챙기다 보면 자본금이 불어날 것이라고 생각해 3~5% 정도가 수익이 나면 매도와 매수를 반복했다"고 말했다.
B씨가 주로 매수하는 종목은 단기간에 낙폭과대했다고 판단되는 우량종목. 그는 이런 종목을 매수해 얼마간의 수익이 나면 팔고 또 다른 낙폭과대 종목을 찾아 투자하곤 했다고 한다. 처음 1~2년은 그렇게 해서 수익이 제법 나는 듯했다.
하지만, B씨의 경우 수익이 나더라도 한 종목에서 수익을 내기까지 계좌가 마이너스 상태로 소위 ‘물려 있는’ 기간이 너무 길었다. 또한 매도를 통해 실현한 수익은 종목당 대부분 5% 미만이었다. B씨는 "지난 4년간의 주식투자 중에 최고 수익을 낸 해는 한 해뿐으로, 당시 수익율이 5% 정도였고, 나머지 해는 본전이거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B씨는 마이너스 계좌가 발생하면 매수 평단가를 줄이기 위한 일명 ‘물타기’도 자주 했다. 그는 “물론 한 종목에 전 자산을 '몰빵 투자'하는 것이 금물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손실이 자꾸만 커지는 종목을 보면 손실을 줄이고자 하는 마음에 물을 타게 되고, 결국 어느 순간 몰빵이 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B씨는 소위 물타기를 할 때 그나마 잘나가는 종목을 팔아서 마이너스가 난 종목에 계속해서 물타기를 하다보니 의도하지 않게 몰빵 투자가 되었다는 것. B씨는 그럴 때마다 자신이 팔아버린 종목은 더 오르는 반면, 물타기를 해서 평단가를 낮추어 놓았다고 생각한 종목은 더 떨어지기를 반복해 스트레스가 컸다고 한다.
“정말 지나고 나면, 제가 팔아버린 종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종목이 하나 둘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수년째 주식투자를 하고 있지만, 한 푼의 수익도 내지 못하고 여전히 대부분의 현금 자산이 마이너스 상태로 주식에 묶여 있습니다.”
"빚내서 투자하면 안되고, 자신만의 투자원칙 세워야"
B씨의 투자 실패에 대해 A씨는 “원칙 없는 투자습관과 잦은 매매 행태 때문”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A씨의 설명.
“잦은 매매는 수수료와 세금이 나가기 때문에 결코 좋은 투자습관이 아닙니다. 저는 지금도 컴퓨터가 아닌 증권회사에서 직접 전화를 해서 매매합니다. 잦은 매매를 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물타기는 절대로 함부로 해서는 안 됩니다. 어쩔 수 없이 물타기를 해야 할 상황이라면, 바닥에서 완전히 꺾어진 것을 확인하고 기다렸다 물을 타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개미는 자신이 산 종목이 떨어질 때마다 쫓아가면서 물타기를 합니다. 한번 추세가 꺾인 종목은 자기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내려간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고 있어야 합니다.”
A씨는 또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최소한 자산의 20%는 무조건 현금으로 들고 있으면서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며 “그런데 B씨는 전 자산을 주식에 넣어 놓은 것도 모자라, 한 종목에 몰빵을 했는데 이는 아주 위험한 투자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씨는 “그나마 B씨는 여유돈으로 투자를 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견딜 수 있는 것”이라며 “개인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빚을 내서 투자를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소위 세력들은 한번 올리기 시작한 종목은 끝도 없이 올리고, 소외된 종목은 수년 째 소외시켜 개인들을 완전히 지치게 합니다. 그러다가 소외된 종목을 조금 올리기 시작하면 개인들은 돈을 빌려서 들어옵니다. 그러면 또다시 와장창 빼버립니다. 돈이 걸려있는 문제기 때문에 개미들은 심리적으로 쉽게 흔들리고,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매번 당하는 게 주식시장입니다.”
A씨는 “조급함을 버리고 자신의 경험을 최대한 살린 투자방식과 원칙을 세워놓고, 장기투자를 하면 누구나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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