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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더 벌어도 지갑 안열어… 가계흑자 月90만원 첫 돌파

작년 평균소비성향 73.4% 역대 최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가정의 소비축소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계의 평균 소비성향은 73.4%로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평균소비성향은 각 가정이 연금, 사회보험에 들어가는 돈을 제외하고 사용할 수 있는 소득(가처분소득) 중 소비에 얼마나 지출했는지 나타내는 비율이다. 소비성향이 낮아지면 가정들이 소비를 줄였다는 의미다.

처음 발표된 2003년에 77.8%였던 가계 평균소비성향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에 75.9%까지 떨어졌다. 이후 2년간 소폭 상승했지만 2011년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

가계의 평균소비성향이 낮아진 이유는 소득 증가속도가 떨어진 데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불안감을 느낀 국민이 소비를 줄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16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1% 늘었지만 증가율은 2012년의 6.1%보다 4%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물가를 감안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3.8%에서 0.8%로 3%포인트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소비지출은 248만1000원으로 전년대비 0.9% 증가했지만 물가를 감안한 실질 소비지출은 0.4% 줄었다. 소비가 가장 많이 줄어든 분야는 교육(―1.8%)과 주류·담배(―0.4%), 식료품(―0.3%) 등이었다.

소득이 늘어도 소비가 줄면서 작년 전국 가계의 월평균 흑자액은 90만 원으로 90만 원대에 처음 진입했다. 2010년 가계흑자는 67만1000원 수준이었다. 서운주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소득이 늘어나는 것보다 소비 증가율이 낮아 가계 흑자가 커지고 있다”며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