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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식

출구전략 우려로 예탁금 회전율 감소

몸사리는 개미·몰빵 개미 모두 늘었다

투자자 전망 엇갈려 출구전략 우려로 예탁금 회전율 감소
중소형주 투기매매 신용거래융자 증가


개미(개인투자자)들이 방향을 잡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고 있다. 고객예탁금은 쌓여(예탁금 회전율 감소) 있는데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는 급증하고 있어서다. 개미들 사이에서도 시장에 대한 시각차가 존재한다는 해석이다.

최근 들어 글로벌 재테크 시장에서는 출구전략(exit strategy)이 언제 추진될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를 걱정하는 개미들은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반면 돈을 빌려서 코스닥 등 중소형주에 몰빵하는 추종매매 세력이 늘고 있다. 시장은 개인투자자들의 잘못된 투자 습관을 우려한다.

■'다른 생각' 판단은 투자자 몫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18조2303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주식거래대금은 5조8611억원(24일 기준)으로 정체상태다. 예탁금 회전율도 연일 31.33%(24일 기준)에 머물고 있다. 투자 대기성 자금인 고객예탁금이 쌓여 있지만 실제 투자에 나서는 자금은 많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액은 1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 조사 결과 지난 27일 기준 신용융자 잔액은 4조8694억원에 달해 지난해 4월 24일(4조8740억원)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유가증권시장 신용융자 잔액은 2조5753억원으로 지난해 11월 20일(2조5718억원) 이후 최대였다. 코스닥시장은 2조2941억원에 달해 2007년 6월 27일(2조2930억원) 이후 5년11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코스닥시장에 빚내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이 몰려 있다는 증거다.

전체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해 말 3조8805억원에서 올해 1월 말 4조2042억원으로 늘었다. 2월 말에 4조1180억원으로 줄었다가 3월 말 4조4711억원, 4월 말 4조5691억원에 이어 최근 5조원 선에 육박했다.

■개미투자, 시각을 바꿀 때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는 이용헌씨(43·가명)는 최근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운다. 투자한 코스닥기업이 퇴출이라는 벼랑 끝에 몰렸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때에 코스닥 기업에 투자만 하면 대박"이라는 지인의 말만 듣고 쌈짓돈을 투자했던 게 화근. 특히 증권사로부터 신용융자까지 받았던 터라 속앓이는 더한다. 이씨는 "후회해봤자 '버스 떠난 뒤 손 흔들기"라고 토로했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개미들이 자본시장의 새로운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기관이나 외국인과의 게임에 이기기 쉽지 않아서다.

삼성증권이 2010~2012년 3년간 투자주체별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평균수익률을 조사한 자료를 보면 외국인은 51.7%, -0.7%, 5.6%의 성과를 보였고 기관은 60.1%, 12.5%, 16.7%의 수익률을 올렸다. 반면 개인은 9.7%, -34.3%, -28.4%로 성적이 가장 낮았다. 그럼 올바른 투자방법은 무엇일까. 삼성증권은 "시장 전문가를 100%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다우의 개'(Dogs of the Dow)라고 알려진 배당수익률 높은 주식에 대한 가치투자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코스피에서 직전 연도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 10개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의 상대수익률은 2008~2012년 모두 플러스로 나타났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는 삼성전자 말고 투자할 만한 종목이 없다"는 불만을 가진 투자자들은 시야를 국외의 글로벌 선두기업들로 넓혀보라고 제안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예탁금 회전율은 주식거래대금을 고객예탁금으로 나눈 것으로 주식거래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금(고객예탁금) 중 실제로 주식거래에 사용된 금액이 어느 정도인가를 나타낸다. 보통 예탁금 회전율이 80% 이상일 때 경험적 과열수준으로 증권업계는 해석한다.